드라마 속 달동네서 '뒷구정동'으로…새 부촌 등극한 '이곳' [김정은의 임장생활기록부]

<임장생활기록부>, 옥수에 왔습니다. 마·용·성 중에서 성동구 옥수동은 이젠 강북의 대표적 부촌이 됐습니다. 장점이 많은 만큼 단점도 있는데요, 옥수 임장 출발해 보겠습니다.
'서울의 3대 언덕 동네' 하면 한남과 흑석, 그리고 여기 옥수가 꼽히죠. 굉장한 언덕배기이고 경사가 심하며 지대가 꽤 높습니다. 사실 옥수동은 산을 등지고 강을 보는 배산임수 지형입니다. 동서에 응봉산과 매봉산이 있고 앞에는 한강이 쫙 펼쳐지거든요. 높은 곳에서 보는 한강뷰, 환상적입니다. 차별화한 장점 중 하납니다.
1990년대 유행했던 드라마 '서울의 달' 기억하세요? 탤런트 최민식 씨와 한석규 씨 등이 나왔는데, 그 배경이 옥수동이었습니다. 옥수가 과거엔 다세대 주택이 빼곡한 달동네였어요. 하지만 마포처럼 2010년대 대대적인 재개발을 통해 탈바꿈했습니다. 게다가 정비사업이 아직 진행 중인 구역이 꽤 많아요.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겠죠?
옥수동의 별명이 '뒷구정동'입니다. 일단 입지가 좋습니다. 용산 친구이고, 강남 건너예요. 이웃들이 탑클래스인 데다 서울의 딱 중간이라서 용산과 강남, 광화문, 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좋습니다. 대중교통도 편리해요. 3호선과 경의중앙선이 관통하는데, 한 정거장만 더 가면 압구정역이거든요. GTX-A 노선 공사를 한창 하고 있습니다.
옥수동은 독서당로가 중요해요. 독서당로는 성동구를 관통하는 메인 도로인데요, 한남동과 성수동을 이어 줍니다. 그래서 독서당로에 근접할수록 교통이 편하고, 이 점이 시세에도 반영됩니다. 저희가 온 곳이 한남하이츠인데요, 독서당로와 가깝습니다. 옥수동에서 평당가가 가장 높은 대장 단지입니다. 아파트 이름에 '한남'이 들어가죠? 그래도 옥수동 맞습니다.
1982년 준공했고 535가구입니다. 옥수역으로 가는 지름길 계단이 있고, 옥정초도 가깝습니다. 옥정초가 옥수동 내 초등학교 중 선호도가 가장 높은 학교이고, 수영장을 잘 갖췄습니다. 언덕이 굉장히 가파르고, 곳곳에 '경사면 주차금지' 푯말이 있어요. 주차난이 극심하고, 중앙난방이라 겨울에 난방비가 많이 나옵니다. 조용하고 점잖은 분위기이고, 대형 평수가 많습니다. 한강변 대형 평수라, 말 다 했죠? 정비사업 중인데요, 재건축을 통해 '한남자이더리버'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한남동의 부촌 생활권에 편입하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옥수의 아쉬운 점 중의 하나가 학군입니다. 고등학교가 없거든요. 그래서 금호고와 오산고, 무학여고, 압구정고 등 다른 동네로 진학합니다. 학교가 부족하니 학원가도 미흡해요. 압구정동과 한남동 등이 가까워서 사립초와 영어유치원, 학원 버스가 옵니다. 편의시설도 부족합니다. 이마트 왕십리점으로 가야 하고, 상급병원도 강 건너야 합니다. 또 언덕배기인 데다 구축이 많기 때문에 일부 대단지를 제외하곤 주차난이 전반적으로 극심합니다.
옥수동의 '양대 신축 대단지'로 리버젠과 파크힐스를 꼽습니다. 이들 단지가 입주하면서 소위 '강남키즈'라 불리는 강남 출신의 자본력 갖춘 젊은 부부가 많이 유입됐습니다, 동네 분위기가 바뀌는 계기가 됐죠.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에 왔습니다. 이름에도 언덕(힐스)이 들어가죠? 지대가 높고 경사가 가파른 언덕 위에 아파트를 지었습니다. 금호역 초역세권이고, 역에서 단지로 진입하는 입주민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옥수13구역을 재개발해 2016년 입주했고 1976가구입니다.
정문 앞에 도로가 있어서 왼쪽은 2구역, 오른쪽이 1구역으로 구분합니다. 1구역이 조금 더 커서 조경이나 커뮤니티도 나은 편이고 지하철역도 가깝습니다. 2구역은 뒤에 매봉산이 있어서 마운틴뷰가 가능해요. 위치상 금호터널이 가깝다 보니 한강뷰는 거의 안 나옵니다.
벽면에 태양광 패널이 있어서 전기세 절감 효과가 있어요. 상가가 좀 아쉬운데요, 근처에 금남시장이 있습니다. 초등학교는 동호초 배정되는데, 혁신학교입니다. 20평대부터 40평대까지 있지만 대다수가 전용 84㎡이고 최근 18억5000만원에 거래됐어요. 인기 단지다 보니 손바뀜이 활발하고 하락장에서도 잘 버티고 있어요.래미안옥수리버젠에 왔습니다. 리버젠은 파크힐스보다 한강변과 가깝고 독서당로 근처에요. 옥수12구역을 재개발해 2012년 입주한 준신축이고, 1511가구입니다. 단지 내 길이 있어서 1, 2구역을 구분합니다.
여기도 파크힐스처럼 급경사에 커브가 심하고 지대가 높습니다. 하지만 산자락에 올린 아파트인데도 단차를 맞추려고 애를 많이 썼고, 그 흔적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연식에 비해 조경을 아주 예쁘게 잘 해놨습니다. 아무래도 커뮤니티는 파크힐스에 비해 좀 약해요.
초등학교는 금옥초 가는데요, 혁신학교입니다. 상가에 학원들이 조금 있어요. 평형은 20평대부터 50평대까지 있는데, 전용 59㎡가 가장 많습니다. 국평이 얼마 전에 17억5000만원에 거래됐어요. 특히 113동부터 115동이 남향 전면동인데, 한강뷰가 아주 멋집니다. 이 한강뷰 가구들이 시세를 리딩하며 건재함을 과시합니다.

옥수동은 서울의 딱 중심이자 한강변입니다. 동서남북 어디든 쉽게 갈 수 있어요.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만한 곳이 어디 또 있을까요. <임장생활기록부> 옥수편 성적표 보겠습니다.
기획·진행 김정은 기자·예수아 PD 촬영 이문규·예수아 PD
편집 예수아 PD 디자인 이지영·박하영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