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병행→마이너' LG 진우영 "공부해도 야구로 성공 가능"

대안학교 졸업 후 미국행…2021년 방출된 뒤 군복무·독립야구
LG 트윈스의 2024시즌 신인 투수 진우영(22)은 남들과 사뭇 다른 길을 걸어왔다. 운동에만 매진하는 또래 선수들과 다르게 그는 대안학교인 글로벌선진학교를 다니며 야구와 학업을 병행했다.

졸업 후에는 미국행을 택하고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마이너리그팀에 입단했다.

첫해인 2019시즌 루키리그에서 14경기 46이닝 6승 2패 평균자책점 2.35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하지만 그다음 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리그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진우영은 2021년 상위 리그에 오르지 못한 채 18경기 31⅓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5.46으로 부진했고 결국 그해 9월 팀에서 방출됐다.

진우영은 새 팀을 찾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군 복무하며 독립구단 파주 챌린저스에서 계속 공을 잡았고, 지난해 KBO 드림컵 독립야구대회에서는 팀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그로부터 두 달 뒤 2024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진우영은 LG에 4라운드 38번으로 지명받았다.

어린 시절 이대형과 임찬규의 유니폼을 사 입었던 '엘린이' 진우영이 이제 자신의 이름을 LG 유니폼에 새기는 순간이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스프링캠프 출국길에서 만난 진우영에게선 설렘과 긴장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신인으로서 스프링캠프에 초대받은 진우영은 마이너리그 시절 등판 경험이 있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로 향한다.

진우영은 "첫해부터 1군 스프링캠프를 따라간다는 게 정말 영광스럽다"면서 "(예전에) 미국에 갈 때는 마이너리그 신분이었는데 이제는 1군으로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루키리그 때 경기했던 경기장을 한국 팀 선수로서 가게 되니 감회가 새롭고 기대된다"며 "첫 시즌 때 선발로 나가 잘 던졌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그 기운을 얻어 열심히 해보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진우영은 훈련 목표로 커브 장착을 내걸고 "(주 무기인) 스플리터 이외의 변화구를 찾아야 한다.

임찬규 선배님과 케이시 켈리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배우려 한다"고 전했다.

특히 켈리에 대해선 "제가 한국 야구 경험이 없다 보니까 켈리는 미국 선수로 어떻게 한국 야구에 적응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학창 시절 야구와 학업을 병행했던 진우영은 '공부하는 야구 선수'의 길을 개척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공부하면서 야구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면서 "꼭 야구만 해야 성공하는 게 아니라 공부하면서도 야구로 크게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어린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