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저만치 앞서가는데…韓 기후테크 기술 점유율 '고작 7%'

탄소 줄이는 기후테크 산업
향후 200조 시장
사진=로이터
국내 기후테크 산업이 중요성에 비해 성장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테크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결합하는 오픈이노베이션과 초기 자본부족을 해결할 정부지원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1일 무역협회의 ‘기후테크 산업동향 및 우수기업 사례를 통해 본 성공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169억달러(약 22조원)였던 글로벌 기후테크 산업 전체 규모는 2032년 1480억 달러(약 2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테크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기술, 에너지 절약, 탄소포집 등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모든 기술을 뜻한다. 무협은 지난 20년간 전문가들이 기후테크 산업 성장을 과소평가 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후테크 대표 부문인 EV배터리, 태양광, 풍력 등의 발전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무협의 분석에 따르면 국제에너지협회(IEA)의 2030년 태양광 산업의 시장 규모 전망치는 2002년에 비해 2020년 36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풍력은 7배, 전기차 배터리는 2.4배 전망치가 상향됐다. 시장의 성장속도가 전문가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는 의미다.
무협은 향후 기후테크 산업의 성장속도 역시 관측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한국의 기후테크 산업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은 2021년 45개에서 2022년 83개로 증가했지만 국내 기업은 아직 한 곳도 없다. 민간 투자도 상대적으로 작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의 기후테크 민간투자는 글로벌 민간 투자액 전체(590억 달러) 중 1.3%(약 7억6700만 달러)였다. 미국특허청, 일본특허청, 유럽특허청에 대한 기술 등록을 뜻하는 삼극특허 기준으로 한국의 기후테크 기술 점유율은 7%였다. 미국은 20%, 독일은 12%, 일본은 42%였다.

무협은 높은 초기 투자비용과 기술 난이도를 요하는 기후테크 산업 특성상 기업간 협력, 특히 스타트업과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기업이 내부뿐 아니라 외부 조직과 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실제 로봇 스타트업 쉐코는 SK이노베이션과 협업해 정화로봇 '쉐코 아크'를 개발한 바 있다. 쉐코는 GS칼텍스와 제품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 나노 필터 로봇을 배치하기도 했다. 정부 지원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기후산업 산업을 이끄는 주체는 주로 스타트업인 만큼 스타트업들이 필요로 하는 사항을 제도화하고, 초기 경제성이 부족해 개발되지 못하는 기후테크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임지훈 무협 수석연구원은 “사회 전체의 후생이 아닌 사업 주체의 수익 구조로만 경제성이 판단돼 핵심 기후테크가과소 공급되고 있다"며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시장실패를 해결하기 위한 인센티브 등 각종 정책이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