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람보르기니·페라리…슈퍼카는 알칸타라를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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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내장재의 에르메스 '알칸타라'
럭셔리 카 브랜드 '필수 내장재'로 꼽혀
합성소재인데 천연가죽 같은 촉감
오랜 품질 개선 연구로 물·불에도 강해
루이비통 등 패션·가구업체와도 협업
친환경 소재사업 영역 대폭 확장

현대자동차가 작년 7월 영국에서 처음 공개한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N’에도 알칸타라로 제작한 시트가 들어간다. 자동차가 아니라 다른 산업군 제품에서 수거된 폴리에스테르를 재활용해 만든 시트다. 최근에는 자동차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노트북 키보드와 휴대폰 커버 제작에도 쓰이고 있다. 2004년부터 알칸타라를 이끄는 안드레아 보라뇨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명품 내장재 기업으로 우뚝 선 원천은 ‘메이드 인 이탈리아’라는 감성적 가치와 ‘친환경’ ‘지속 가능성’이라는 경영 철학”이라고 했다.

알칸타라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종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생산 공정을 현대화했다. 2009년 유럽에선 처음으로 탄소 중립성 인증(TUV)을 받았다. 이후 매년 200쪽이 넘는 지속 가능성 보고서를 내고 있다. 이런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해온 노력이 소재 품질 개선 작업과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됐다는 게 보라뇨 회장의 설명이다.
요즘 상당수 소비자는 친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제품을 고르는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가령 동물 애호가나 채식주의자들은 럭셔리 카를 구입할 때 내장재로 소 11마리분 가죽을 사용하는 대신 알칸타라를 선택한다.
알칸타라는 매년 이익의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붓고 있다. 보라뇨 회장은 “이탈리아 디자이너는 물론 다양한 표면 처리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과도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천연가죽 같은 질감에 이어 단단한 나무, 부드러운 벨벳 같은 촉감의 알칸타라도 이런 협업을 통해 나왔다.
최근엔 사업 영역을 폭넓게 확장하고 있다. 루이비통, 랑방, 아디다스, 스와로브스키 등 패션·보석 업체와 프랑스 명품 가구 리네 로제 등에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마다 원하는 제품 두께와 색상, 디자인이 달라 매년 컬렉션을 주요 고객사에 전달한 후 짧으면 분기, 길면 수년간 요구사항을 반영해 제품을 상용화한다.
네라몬토로=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