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 손 잡을까…샘 올트먼, TSMC·삼성 이어 인텔 회동

사진=REUTERS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엔 미국의 반도체 기업 인텔을 찾아간다. 지난주 대만 TSMC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의 회동에 이어 연거푸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AI반도체 자체 설계를 선언한 올트먼이 조만간 위탁생산을 맡길 파트너를 선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를 통해 “올트먼 CEO가 21일 열리는 ‘다이렉트 커넥트’에 참석한다”며 “AI 시대에 반도체의 역할에 대해 함께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올해 처음 열린다. 인텔은 파운드리 서비스(IFS)의 운영 전략과 주요 고객사 유치 현황 등에 대한 소개를 할 예정이다. 올트먼은 특별 연사 자격으로 참석한다. 올트먼이 주요 반도체 기업 행사에 연사로 서는 건 처음이다.

올트먼과 인텔의 만남이 주목받는 건 생성형 AI에 쓰이는 반도체 자체 설계를 선언한 올트먼이 위탁생산을 맡길 파운드리 파트너로 누구의 손을 잡을지 글로벌 기업의 관심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제조 역량을 갖춘 후보군은 TSMC, 삼성전자와 인텔 정도가 꼽힌다. 올트먼은 자금 조달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UAE) 등의 국부펀드와도 협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선 이번 행사에서 오픈AI와 인텔의 반도체 협업 방안이 공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오픈 AI가 AI반도체에 대한 자체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미국 엔디비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고, 급증하는 반도체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인텔은 오픈AI와의 협업이 절실하다. 파운드리 후발주자인 인텔은 고객사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인텔은 2016년 ARM 기반의 칩 생산을 위한 파운드리 사업에 나섰다가사실상 실패해 2018년 사업을 중단했다. 그러나 파운드리 시장이 2025년 1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자 다시 진입에 나선 것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59%로 압도적 1위를 점하고 있고, 이어 삼성전자 13%, 대만 UMC 6%, 글로벌파운드리 6% 순이다.

삼성전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트먼은 지난 26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과 서초사옥을 방문해 경영진과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올트먼이 인텔과 손잡는다면 삼성전자로선 초대형 고객을 놓치게 된다. 삼성전자의 강점은 파운드리와 메모리 반도체 제조 역량을 모두 갖췄다는 점이 꼽힌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