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게 영치금 좀" 최서원 편지에…정유라, 계좌 공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정유라 '생활고' 호소
최서원 "병원 가게 영치금 100만원만 넣어줘"
정유라 "엄마 병원은 보내야 해서 구걸한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와 그의 딸 정유라씨. /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와 그의 딸 정유라씨가 생활고를 호소했다.

정씨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이제 돈 얘기 나올 때마다 진심으로 토 나올 것 같다"면서 모친이 보내온 '옥중 편지'를 공개했다.최씨는 편지에서 "영치금이 없어. OO도 돈 꿀 데가 없나 봐. 병원 가야 하는데 지난번부터 너한테 얘기했는데, 먹는 것은 안 넣어줘도 되니까 영치금 100만원만 넣어줘"라고 했다.

정씨는 이런 내용을 공유하면서 "(2월) 1일 되기 무섭게 뜯어본 편지에 병원비 얘기.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무슨 나라라도 팔아먹은 건지, 이번 생은 이렇게 힘들까"라며 "전화 와서 화내는 엄마가 너무 야속해 나도 모르게 짜증을 내버렸다"고 했다.
최서원씨가 딸 정유라씨에게 보낸 옥중 편지. / 사진=정유라씨 페이스북
정씨는 "오늘따라 내 눈치 보면서 영치금 달라고 부탁하는 엄마도, 줄 수 없는 나도 너무 힘에 부친다. '어떻게든 만들어보겠다' 하고 전화를 끊고 지금까지 오열하다 푸념하러 왔다"고 했다.그는 "호화 생활은 무슨 1년 동안 새 옷 한 벌 안 샀다. 여유 자금 생기면 아이 옷 사주고 아이 고기 먹이고 엄마 영치금 만원이라도 더 넣고 빚 갚고 싶다"며 "구걸한다고 맨날 욕먹는 것도 진짜 힘들다. 저도 진짜 싫은데 구걸할 수 있는 인간도 5인 가족 중에 저밖에 없다"고 했다.

정씨는 끝으로 자신의 은행 계좌번호를 적으면서 "욕을 먹어도 엄마 병원은 보내야 한다. 미쳤다고 말 타서 엄마 감옥 가게 한 내가 나쁜 자식이라 생각하고 오늘도 살아보려고 한다"며 "주절주절 죄송하다. 위로가 절실한 하루다"라고 글을 맺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서원씨 / 사진=뉴스1
2016년 11월 구속된 최씨는 2020년 6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뇌물 등 혐의로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원의 형이 확정돼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이후 2022년 12월 '척추 수술'로 인한 형집행정지로 1개월간 임시 석방된 바 있다.최씨는 지난해 11월 법률대리인을 통해 공개한 자필 사면 요청서에서 "진보 쪽에서 정경심(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내)씨의 석방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면서 지난번 가석방으로 결국 출소했다"며 "모든 국정 농단자와 청와대 전 비서관조차 사면·복권되는데 서민으로 남은 저에게는 형벌이 너무 가혹하다. 자신과 딸, 세 손주의 인생에 너무 가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