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새 4명이 순직"…현장에서 스러지는 젊은 소방관들

젊은 소방관의 잇단 순직으로 화재 현장 안전시스템 부족에 대한 지적과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 한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를 위해 공장 내부를 검색하던 소방관 2명이 순직했다. 지난해 12월 1일에는 제주서 한 창고 화재 현장에서 노부부를 대피시키고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이 순직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3월 6일께 전북 김제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던 소방관이 세상을 떠났다.

1년 사이에 4명이 모두 화재 현장에서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하다 목숨을 잃었다. 이들 중 3명은 인명 구조를 위해 화재 현장으로 들어갔다가, 갑자기 불이 커지며 빠져나오지 못했다.

나머지 1명은 화재 진압 중 건물더미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순직한 이들 모두 임용 1~6년 차, 20~30대 젊은 소방관들이다. 계급은 특진 전 소방교와 소방사로 소방 계급 중 가장 하위 2계급이다.

상대적으로 화재 현장 경험이 부족한 젊은 소방관의 잇단 순직에 현장 안전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지난 1일 성명에서 "소방청장과 소방지휘부는 연속되는 순직에 대해 실질적인 안전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동료의 죽음에 대한 범인이 정부와 무능한 소방청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소방예산의 안정적 확보, 소방청의 각종 경연대회 폐지 및 실질적 훈련 전환, 외부 전문 진상조사단을 통한 순직 사고 진상조사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최영상 대구보건대학교 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소방대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를 1순위 방침으로 하지만, 실질적으로 현장에서는 적용하기가 힘들다"며 "구조 여부에 따라 소방관에 과도한 비판이 가해진다.

이런 상황에 지휘관이 화재 현장에 소방관을 진입시키는 판단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방관 순직 사고가 연속적으로 일어난 만큼 대형 화재 투입 경험이 있는 소방대원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진화 경험이 많은 사람이 선착대로 구조를 하러 들어가도록 하는 등 현장 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