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몇 번 깜빡이고 코인 25만원어치 받아요"…뜨거운 반응 [르포]

샘 올트먼의 '월드코인'
국내 최초 팝업스토어 가보니
지난달 29일부터 2월 2일까지 서울 여의도 오투타워에 위치한 서울 핀테크랩에서 개최한 월드코인 팝업 스토어 현장 / 사진=이수현 블루밍비트 기자
"여기 왜 오셨어요?"
"월드코인 준다길래 왔어요. 마침 회사 근처기도 하고..."

여의도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짬 내서 찾아온 이곳은 지난달 29일부터 2월 2일까지 서울 여의도 오투타워에 위치한 서울 핀테크랩에서 열린 월드코인(Worldcoin, WLD) 팝업 스토어다. 월드코인은 '챗GPT의 아버지'로 유명한 샘 올트먼이 만든 가상자산(암호화폐)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월드 앱 ID 생성과 월드코인 측에서 개발한 홍채 인식 기기 '오브(Orb)'의 체험을 거치면 WLD 코인을 무료로 지급받을 수 있었다.

올트먼 방한 효과?…월드코인 팝업 스토어 반응 뜨거워

지난달 29일부터 2월 2일까지 서울 여의도 오투타워에 위치한 서울 핀테크랩에서 개최한 월드코인 팝업 스토어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월드ID 가입을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 사진=이수현 블루밍비트 기자
1일 기자가 직접 찾아간 월드코인 팝업 스토어 현장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방문한 직장인들로 붐볐다. 큰 규모로 거창하게 꾸며진 것도 아니었고, 그저 오브 하나만 설치돼 있었는데도 말이다.

방문한 이들은 대부분 핀테크랩 입주사에 다니는 직장인들이었다. 애초에 이번 행사는 입주사에 다니는 이들을 대상으로 열린 취지가 강했기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 팝업 스토어 입구에는 외부인들은 라운지엑스 마포점에서 체험할 수 있다는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하지만 팝업을 개최한 월드코인의 한국 파트너 체인파트너스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입주사 직원들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방문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하루 평균 100명 이상의 방문객이 꾸준히 찾아 왔었다고. 아무래도 지난달 25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으로 인해 그가 개발한 월드코인에 대한 관심도 늘어난 듯하다.

'이게 되네'…눈 몇 번 깜빡였더니 코인 10개 즉시 입금돼

월드코인의 홍채 인식 기기 '오브(Orb)' / 사진=이수현 블루밍비트 기자
그런데, 직장인들이 피 같은 점심시간에 방문할 정도면 그 보상이 꽤나 달콤한 모양이다. 들어보니 현장에서 월드 앱 계정을 형성하고 홍채를 인식하면 그로부터 즉시 1년간 약 25만 원 상당의 코인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꾸준히 1만 원 상당의 코인이 입금되는 것. 꽤 흥미로운 이야기다. 기자 역시 궁금해서 직접 체험해 봤다. 체험 과정은 간단했다. 우선 휴대전화에 월드 앱을 다운로드받고 휴대전화 번호 인증을 거치면 큐알 코드가 생성되는데, 이를 홍채 인식 기기 '오브'에 연동하면 된다. 이후 '오브'를 가만히 1~2분간 바라보면 홍채 인식이 진행된다. 이때 홍채 인식을 위해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는 벗거나 빼야 하며, 인식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마스크 역시 벗어야 한다.
월드코인의 전용 앱 '월드'에 10개의 월드코인이 웰컴 보상으로 들어온 모습 / 사진=이수현 블루밍비트 기자
인식된 홍채는 블록체인 검증 과정을 거쳐 암호화 데이터가 된다. 홍채 인식 후 약 40초 뒤에 월드 앱에 웰컴 보상으로 10개의 월드코인이 들어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가치로 약 3만 원 상당이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앞서 얘기했듯 향후 1년 동안 받을 수 있는 코인은 총 77개로, 앞으로 격주 간격으로 코인이 3개씩 들어올 예정이다.

이는 월드코인이 여타 가상자산과 다르게, '기본 소득'이라는 개념을 갖고 탄생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앞서 샘 올트먼은 월드코인이 인공지능(AI) 시대에 인간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이자 일자리를 잃은 이들에게 지급하는 '보편적 기본 소득'이 되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팝업 스토어에 방문한 한 시민은 "다른 코인에는 없는 기본 소득 개념이 있어서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홍채 정보 수집 논란은 지속…한국 시장 확대 속도 낼 예정

물론 홍채라는 생체 데이터 정보 수집으로 인한 논란은 국내외에서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월드코인은 홍채 데이터 자체는 파기하고, 암호화된 데이터만 저장한다며 해명에 나섰다. 또한 해당 데이터를 앱에서 사용자가 직접 삭제할 수 있게 하는 등 데이터 수집으로 인한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월드코인의 팝업 스토어는 추후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한국 시장 진출 확대에도 속도를 내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체인파트너스는 오는 6일부터 라운지엑스 IFC몰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판교에서도 오브를 배치해 한국에 월드코인을 알리는 일을 도울 예정이다.

이수현 블루밍비트 기자 shlee@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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