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지도발에 대비 공중 정찰자산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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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美전문가들 제언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위협 강도를 높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핵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국지 도발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한반도 위기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1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는 인도태평양사령관 인준청문회를 열었다. 인태사령관은 주한·주일미군을 총괄한다. 새뮤얼 파파로 지명자는 청문회에 앞서 서면답변을 통해 “북한은 재래식 능력과 전략 능력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며 “한반도에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전략적, 군사적 위험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 인민해방군 로켓부대가 한국, 일본, 괌을 포함한 역내 미군 기지를 위협할 수 있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의 재고를 늘려가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방어 태세를 갖추는 것도 시급한 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대북 억지력 향상에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는 “현재 공중 감시·정찰(ISR) 자산이 필요한 것보다 적다”고 말했다. 또 “한반도에 배치된 전력과 역내 전진 배치된 전력은 북한에 대한 가장 큰 억제 효과를 낸다”면서 역내 주둔 미군의 증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다만 북한의 핵공격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본지 서면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언행은 분명 도발적이긴 하지만 한국이나 미국을 상대로 핵전쟁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이 이미 전쟁을 일으키기로 결심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김정은이 전쟁 운운하는 것은 권력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이나 미국 선거 결과를 북한에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전술적 의미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클린트 워크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연구원도 북한의 핵공격이나 전면전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 동의했다. 워크 연구원은 “러시아에 많은 무기를 공급하고 있는 북한이 동시에 한반도 전쟁을 수행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김정은이 정권 붕괴 위험성을 감수하고 핵을 쓰거나 전쟁을 일으키기로 결심했을 확률은 지극히 낮다”고 봤다.
중국을 이용해 북한을 압박해야 도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여 석좌는 “북한이 한국, 미국과 대화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 양국은 동북아시아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중국과 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