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8개월만에 36.5%P 오른 기준금리 "유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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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카라한 신임 중앙은행 취임 일성신임 튀르키예 중앙은행 총재가 4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일성으로 현재 수준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전망 악화하면 추가조치"
Fed·아마존에서 일한 정통 경제학자
전임자는 '부친 인사개입' 의혹에 사임
파티 카라한 총재(42)는 이날 튀르키예 중앙은행 홈페이지에 게재된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필요한 통화 긴축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인플레이션 전망이 악화할 경우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살인적인 물가 상승률을 겪고 있는 튀르키예는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연 42.5%에서 연 45%로 인상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 5월 재선에 성공한 후 튀르키예 기준금리는 8개월만에 36.5%포인트 올랐다. 이러한 조치에도 물가는 여전히 상승세다. 지난해 12월 튀르키예 물가 상승률은 전년대비 64.8%로 전달 62%에 비해 더 올랐다.
메흐메트 심섹 튀르키예 재무장관도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카라한 총재를 지지했다. 심섹 장관은 "뉴욕 연방준비은행에서 쌓은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카라한 총재가 직책을 훌륭하게 수행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정 규율 회복을 통해 디스인플레이션을 지원하는 동시에 생산성을 높이고 튀르키예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구조개혁을 실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라한 총재는 지난해 7월 튀르키예 중앙은행 부총재로 임명된 후 약 7개월만에 총재로 승진했다. 카라한 총재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10년 간 뉴욕 연준에서 근무했다. 아마존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컬럼비아대·뉴욕대 겸임교수로도 재직했다.
전임 총재였던 하피제 가예 에르칸(45)은 지난 2일 사임했다. 가예 전 총재는 X(옛 트위터)에서 "최근 저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선동이 조작됐다"라며 "이에 따라 향후 1년 6개월 된 아이를 포함해 제 가족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카라한 총재와 함께 부임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이끌던 가예 전 총재는 지난달부터 아버지의 부당한 중앙은행 인사 개입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달 튀르키예 현지 최대 일간지 소즈쿠는 가예 전 총재의 아버지인 에롤 에르칸이 공식적인 권한 없이 중앙은행 직원을 해임하는데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