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저쪽 의지 없는 정당, 이쪽 이겨야"…갈라치기 논란

문재인 전 대통령이 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를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국민의힘을 '저쪽', 민주당을 '이쪽'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갈라치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을 지낸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서 문 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옮기며 "전직 대통령이라는 신분을 갖고 있으면서 기껏 저런 표현과 발언밖에는 할 수 없었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움이 앞선다"고 했다.김 평론가는 "'저쪽', '이쪽'이라는 호칭의 문제다. 맥락상 저쪽은 현 정부와 여당을, 이쪽은 민주당을 가리키는 것 같은데, 꼭 편을 나눠 갈라치기를 해야만 속이 후련한지 묻고 싶다"며 "편 가르기의 언어를 듣고 있자니 문득 지난 정부에서 종부세는 상위 2%만 납부하는 것이니 문제가 없다고 했던 '부화뇌동' 언사가 다시금 떠오른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이 여당을 겨냥해 '증오나 적대를 생산하는 것을 선거 전략으로 삼아왔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지금 누가 누구한테 하는 말인가. 만약 증오와 극단적 혐오가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면 그건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의 책임이라고 보는 게 합당하다"며 "누구 들으라고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며, 또 선거 전략으로 활용한다는 건 웬 어불성설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전 정부의 과오를 성찰하는 의미에서라도 사회의 융합과 민심의 대통합을 위한 목소리를 내야 마땅하거늘, 어찌 또 분열의 언어로 부추김을 재촉하냐"며 "분란만 야기하는 언사를 끊임없이 내놓는 것은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그런 모든 것을 묵묵히 듣고 있을 수밖에 없는 국민들은 심히 괴롭다. '잊히고 싶다'는 말이 진심이었다면 오는 사람 만나 덕담이나 주고받으시라"고 강조했다.앞서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와 오찬 자리에서 "상생의 정치가 되려면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며 "저쪽은 그런 의지가 없고 늘 증오와 적대를 생산하는 것을 일종의 선거전략으로 삼아왔다. 이쪽(민주당)에서 선거를 이겨 정치를 주도해야 상생의 정치가 가능할 것이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