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입장을 발표한 데 대해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이 준연동형 유지와 병립형 회귀 사이에서 입장을 정하지 못하다 전권을 이 대표의 '결단'에 맡긴 의사결정 과정을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왜 5천만 국민이 이재명 대표 한 사람의 기분과 눈치를 봐야 하느냐. 왜 한 사람의 의사가 뭔지에 대해 모든 사람이 집중해야 하는 건가"라고 비난했다.
한 위원장은 또 "긴급 기자회견이라고 했는데, 뭐가 급한가. 이걸 이렇게까지 오래 끌었는데"라며 "그것을 공개적으로 다수당이 이 대표 뜻에 따른다고 밝힌 것도 정말 코미디 같다.
공당이 맞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우리가 4월10일 선거에서 이것을 심판하지 못하면 이재명 눈치를 계속 보고 살아야 하는 민주주의의 파탄이 더 심화하고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연동형 제도는 (민주당이) 정의당 등 소수당과 야합해서 만든 제도였다"며 "5천만이 큰 영향을 받을 선거의 선거제를 이재명이라는 한 사람의 기분에 맞춰서 정한다는 게 정말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연동형제 자체에 대해서도 "그 제도는 왜 그렇게 계산해야 하는지 논리적·필연적인 근거가 없다.
저도 봐도 헷갈리니, 국민들께서 자기들 표가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서 아실 수 없다"고 준연동형 제도의 복잡한 산식을 지적했다. 그는 4년 전 총선 직전 도입된 이 제도가 소수당의 원내 진입과 민주당이 추진한 공수처법 처리를 주고받은 '야합'이었다고 상기시킨 뒤 "결국 민주당은 (위성정당 창당으로) 정의당의 뒤통수를 쳤다"며 "그 과정에 대해서 국민에게 사과하고 반성하는 게 우선"이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한 위원장은 김경율 비대위원의 총선 불출마에 대해선 "아쉽게 생각하지만, 본인의 확고한 결정이기 때문에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 불출마가 대통령실의 요구에 따른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잘못된 해석"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