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실업급여 받게 권고사직 처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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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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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구직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①퇴사 전 1년 6개월간 180일 이상 고용보험에 가입된 경우(초단기 근로자의 경우 24개월), ②근로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취업하지 못한 상태, ③재취업 노력을 적극적으로 할 것, ④고용보험법 제58조의 수급자격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것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용보험법 제40조). ④의 요건은 주로 비자발적 퇴사를 말하는데, 해고(단, 중대한 귀책사유로 인한 해고 제외), 권고사직, 계약기간 만료 등이 대표적 사유다.
단 자발적 퇴사여도 퇴사의 불가피성을 판단해 예외적으로 수급자격을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퇴사 전 1년 내 2개월 이상 임금체불이나 주 52시간 이상 초과 근무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등 성적 괴롭힘, 불합리한 차별 당한 경우 △사업장 이전, 전근, 이사 등으로 출퇴근 시간이 통상 교통수단으로 왕복 3시간 이상인 경우 △임신, 출산,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 육아 △부모나 동거 친족의 질병 등에 대해 30일 이상 간호가 필요하나 휴직 등이 허용되지 않는 경우 △업무상 재해, 업무 외 개인 질병의 치료가 필요하나 휴직 등이 허용되지 않는 경우 등이다(고용보험법 제58조 제2항,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101조 제2항 별표 2).사업주는 퇴사자나 고용복지센터가 이직확인서 발급을 요청하면 10일 내 이직확인서를 발급해 주어야 한다. 이직(離職)은 회사를 옮긴다는 뜻이 아니라 그만둔다는 뜻이다. 이직확인서에 퇴사 사유를 기재하도록 되어 있는데, 자발적 퇴사여서 사실상 구직급여 수급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업주가 해고, 권고사직 등의 비자발적 사유로 기재해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근로자가 그러한 요청을 하는 경우가 왕왕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구직급여는 고용보험법이 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받을 수 있고 사용자나 근로자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신고해 구직급여를 수급하게 될 경우 부정수급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부정수급의 유형은 다양한데 △이직확인서에 퇴사 사유를 허위로 기재한 경우 △퇴사하지 않았는데 퇴사 처리 후 근무하면서 구직급여를 받는 경우 △구직급여를 받는 근로자가 재취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업주와 이야기하여 숨기고 구직급여를 계속 받는 경우 △소득을 허위로 신고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부정수급이 적발되면 해당 실업급여 지급이 중지되고, 근로자는 부정수급액을 반환하고 부정수급액의 2배 만큼 추가 징수될 수 있으며,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고용보험법 제61조, 제62조, 제116조 제2항).
만일 사업주가 공모하는 ‘공모형 부정수급’의 경우, 근로자는 부정수급액의 5배 만큼 추가 징수될 수 있고, 사업주도 부정수급액 반환 및 징수에 대해 연대책임을 지며, 형사처벌이 가중된다(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 고용보험법 제62조, 제116조 제1항). 예를 들어, 수급자가 구직급여를 받고 있는 사실을 사업주에게 고지하고 임금을 받은 경우는 부정수급 공모에 해당할 수 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이직확인서 허위 작성의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대상이다(고용보험법 제118조 제1항 제3호).
지난 해 고용노동부는 부정수급 특별점검을 통해 가짜 이직 서류를 만들거나 허위로 실업을 신고하는 등의 부정수급자 수백명을 적발해 사법조치했다. 부정수급액도 전년(268억 2700만원) 대비 11.8% 늘어났다. 고용보험 재정이 계속 악화됨에 정부의 부정수급자에 대한 감독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사업주로서는 그동안의 정 때문에, 구인난으로 사람 뽑기가 힘들어서,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에 실업급여에 관한 편법적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사업주도 자칫 실업급여 부정수급에 가담한 자가 되어 엄격한 제재 및 처벌을 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윤혜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