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바꼈으니 보증금 돌려주세요”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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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가이드] 소유권 변동으로 인한 임대차계약 해지 사례고객 문의
안녕하세요. 저는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방** 이라고 합니다.
주변에서 경기가 안 좋다고 다들 난리지만 이런 때가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괜찮은 ‘급매물’을 수소문하던 차에 부동산업자가 제가 찾던 물건이라며 적극 추천을 해 서둘러 매입을 했습니다.매매가는 60억원이었고, 보증금 2억원, 월세 2,000만원에 유명 어학원이 건물 전체를 사용하고 있었죠. 계약기간은 2022년 3월 5일부터 2027년 3월 4일까지 5년간이었습니다.
꼬마빌딩 잘못 사면 임차인 때문에 속 썩는다고 했는데, 마침 괜찮아 보이는 임차인이 전체를 사용하고 있으니 관리할 것도 별로 없어 편할 것 같았습니다.
계약기간도 아직 1년가량 남아있고, 소개한 중개사도 재 연장할 거라고 얘기하길래 딱히 더 고민할 게 없어 매입하기로 바로 결정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죠.
그렇게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은 10%, 중도금 없이 90% 잔금을 한 달 후에 바로 치르는 걸로 정했습니다. 그후 일정대로 대금을 다 치르고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마무리했습니다.그런데, 얼마전 임차인이 생각지도 못한 ‘내용증명서’를 보내왔습니다.
내용인즉슨 사용 중인 건물의 ‘소유권이 변동’ 됐는데, 자신은 재계약 의사가 없으니 빠른 시일 내에 보증금을 반환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분명 저에게 건물을 매각한 매도인과 중개사를 통해 만기가 1년 이상 남은 5년 동안의 임대차계약서를 확인했는데, 이런 상황이 발생하니 너무도 당황스럽습니다.
임차인이 이런 요구를 하는 게 정당한 건가요?
이럴 때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상황분석 및 솔루션
이 상황의 쟁점은 ‘소유권 이전으로 발생한 물권변동의 효과’입니다.
아무리 임대차 계약기간이 많이 남아 있더라도 그 계약은 기존(前) 소유자와 현재(現) 임차인이 체결한 임대차계약(채권)이기 때문에 새로운 소유자에게는 유효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의 1998년 9월 2일자 98마100 판결에 따르면, 임차인이 새로운 임대인과의 임대차 관계에서 승계를 원하지 않을 경우 그 임차인은 상당기간 동안 이의를 제기하고서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평의 원칙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즉 의뢰인 건물의 임차인은 정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일 의뢰인께서 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현재(現) 임차인과 소통하여 소유권이 바뀌더라도 임대차 계약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있는지? 그에 따른 임대차계약 승계에 동의 또는 해지할 의사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했더라면 이러한 상황을 피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계약 당시 본 거래를 중개한 분께서 이런 부분까지 챙겨 주셨으면 더 좋았겠죠.
다시 말해서 매매계약서에 정확히 임대차 계약의 승계 여부와 임차인의 승계동의에 대한 조건들을 명시하고, 임차인의 확인서(소유권 변동시의 임대차계약 유지)가 정확하게 포함돼 있어야 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면, 법적인 대응보다 임차인과 솔직하게 터 놓고 대화를 나눠보는 것이 우선일 것 같습니다.
계약만기가 남아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조기에 퇴거를 하려는 건지?
그 이유가 임대료가 높아서인지? 아니면, 건물 관리상태의 소홀함 때문에 그런 것인지 등 임차인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소통하며 임차인과 ‘재무적+비재무적’ 관점을 포괄해 협상을 시도하는 게 좋습니다.예를 들어 임차인도 함께 나서서 새로운 임차인을 빠르게 구한다던지 현 임차인이 좀더 머무를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임대료를 낮춰준다던지 아니면 임차인만의 특별한 혜택을 제공해주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어떤 방법이던지 법률적인 잣대로만 사안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함께 어려운 시기를 헤쳐가야 하는 인간적인 관점에서 원만한 협의와 소통을 통해 유연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정재윤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 법률 TF Team / 밸류업이노베이션 변호사
배준형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 수석전문위원(landvalueup@hankyung.com) / 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 본 기고문의 의견은 작성자 개인의 의견이며, 소속회사의 의견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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