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이름값 못하네…전 세계 주식자금 절반 美에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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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시총 합 美 51조달러 VS 中 10조달러
격차 사상 최대로 벌어져…中 9년 새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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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지난 2일 기준 미국 상장사들의 시총 합이 51조달러(약 6경7723조원)로 집계됐다고 6일 보도했다. 시총 규모는 최근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인 덕에 지난해 말 대비 1조4000억달러(약 1859조원) 늘었다. 작년 4분기 호실적을 낸 아마존과 메타 두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시총만 5100억달러 불어났다. 시총 상위 500대 기업 중 절반 가까운 236개 사가 미국 기업이었다. 미 기업들이 세계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1%로, 2003년 9월 이후 최고치로 높아졌다.
중국 상장사들의 시총 합(홍콩 증시 상장사 포함)은 10조달러(약 1경3272조원)였다. 전 세계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했다. 중국 경제가 7%대 성장률을 유지하던 2015년 한때 20%까지 높아졌던 이 수치는 9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미국과의 격차는 관련 데이터가 있는 2001년 이후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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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등 최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경쟁에서도 뒤처진 것이 주효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제재로 첨단 반도체 공급선이 차단되면서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성장에 큰 제약을 가했다. 2020년 말 전 세계 시총 7위, 9위였던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엔비디아(6위), 일라이릴리(9위) 등에 자리를 내줬다. 이들 두 기업의 시총은 올해 들어서만 310억달러 빠졌다. 같은 기간 중국 1위 반도체기업 SMIC(중신궈지) 시총도 25% 쪼그라들었다.
중국 정부가 자국 IT 기업들을 대상으로 고강도 규제를 가하며 정책적 불확실성을 키웠다. 미 자산운용사 배런캐피털은 지난해 4분기 주력 펀드에서 통상 30%로 유지되던 중국 주식 비중을 0%로 대폭 줄였다. 2012년 운용 개시 이래 최초였다. 알렉스 우만스키 배런캐피털 매니저는 “시진핑 체제에서의 규제 리스크와 지정학 변수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아시아에선 일본, 인도 등 대체 투자처들이 떠오르면서 중국 증시의 투자 매력을 한층 낮추고 있다. 시총 상위 500대 기업 중 인도 기업은 21개 사로, 지난 3년 새 두 배로 늘었다. 일본에선 도요타 시총이 증시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대만 TSMC, 한국 삼성전자와 아시아 3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