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이 매일 스벅 마실 수 있겠나"…한동훈 감싼 장예찬

"햇살론 대출 서민 자격 연 4500만원 이하"
"4인 가족, 매일 4500원 스벅 먹을 수 있겠나"
장예찬 국민의힘 전 청년최고위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올해 총선 부산 수영구 출마를 선언한 장예찬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6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스타벅스가 서민들이 오는 곳이 아니다'라고 발언해 비판받자, 엄호에 나섰다.

장 전 최고위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서 "정부에서 제공하는 햇살론 대출을 받기 위한 서민 자격은 연 소득 4500만원 이하"라며 "4인 가족이 요즘 물가에서 연 소득 4500만원으로 생활하려면 매일 스타벅스에서 4500원 커피를 마실 수 있겠냐"고 썼다.장 전 최고위원이 언급한 햇살론은 서민금융진흥원 보증으로 신용점수 하위 20%인 연 소득 4500만원 이하 또는 연 소득 3500만원 이하인 근로자에게 대출해주는 서민금융상품이다. 또 스타벅스 카페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 가격은 기본 사이즈인 톨(355mL) 기준으로 각각 4500원, 5000원이다.

장 전 최고위원은 이어 "생각보다 우리 주위에는 더 어렵고 팍팍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누구나 다 서민, 서민이라고 하지만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미주알고주알 하는 사람은 대부분 중상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짜 서민의 정서를 모르고 스타벅스의 전통시장 상생 노력에 꼬투리를 잡는 것은 그야말로 달을 보는데 손가락으로 시비를 거는 격"이라며 "정치 수준이 아무리 낮아졌어도 말장난으로 대기업의 상생 노력을 폄하하지 말자. 본질을 외면한 말장난과 꼬투리 잡기는 김어준의 딴지일보나 하는 짓"이라고 덧붙였다.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오늘 한 위원장은 스타벅스 경동시장1960점을 찾아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품목당 300원을 적립해 경동시장 지역 상생 기금으로 조성하는 상생협력 모델을 설명했다"며 "이 과정에서 애초의 취지와 목적과는 무관하게 일부 발언만을 잘라 꼬투리 잡기식 흠집 내기가 난무하고 있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명절 연휴를 나흘 앞둔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방문해 어묵을 먹고 있다. / 사진=뉴스1
앞서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경동시장에 위치한 '스타벅스 경동1960점'을 찾았다. 이 매장은 판매 수익 일부를 경동시장 상인들과 공유하는 곳으로, 한 위원장은 이같은 '상생 모델'을 집중 조명했다.

여기에서 한 위원장이 한 발언이 일부에서 논란을 빚었다. 그는 "스타벅스는 사실 업계의 강자다. 여기가 서민들이 오고 그런 곳은 아니지만, 경동시장 안에 들어와 (스타벅스의) 모든 아이템 당 300원을 경동시장 상인회에 제공하는 상생 협약을 맺은 곳이라고 들었다"며 "이런 식의 상생 모델은 모두에게 좋은 것이라는 차원에서 (여기) 왔다"고 했다.야권에서는 상생 모델을 조명하기 위한 방문이라는 맥락은 덮어두고 '스타벅스가 서민들이 오고 그런 곳은 아니다'라는 한 대목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유튜브 채널에서 "자기 머릿속에는 스타벅스가 미국 브랜드이고, 상대적으로 고급 커피로 알려져 있고 하니 너희 서민들이 저런 걸 어떻게 먹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친민주당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시장 바닥에서 어묵 국물이나 먹어야죠. 어딜 감히 스타벅스", "어디 서민들이 스타벅스에 와?", "서민 주제에 스타벅스 상품권에 텀블러에 미안하다", "5000원짜리 스타벅스 커피 마시면 부유층이고 2000원짜리 메가커피 마시면 서민인가" 등 반응이 나왔다.개혁신당도 가세했다. 문성호 정책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스타벅스가 허영의 아이콘이었던 시절은 20년도 더 지난 오렌지족 시절 이야기"라며 "이러한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한 위원장을 보면 시대에 뒤떨어진 감각으로 집권 여당을 이끌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또 "20년도 더 지난 감각으로 대한민국의 내일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어설프게 젊은 척하며 말로만 동료 시민 운운하지 말고 진정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감 능력부터 먼저 갖춰야 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