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쓰레기 정책' 엉터리…종량제 봉투값부터 올려라" 마포구청장의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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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쓰레기 정책 진짜로 바꿔야 합니다. 서울시가 쓰레기 문제 총괄하는 본부장 권한을 저에게 주면, 돈 한 푼 안 받아도 진짜 잘 할 자신 있습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사진)은 도발적이었다. 그는 지난달 말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쓰레기 정책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 재활용을 늘려야 하는데 매립이냐 소각이냐의 프레임에 갇혀 있다"는 논리다. 박 구청장이 서울시 쓰레기 문제를 지적하고 나서는 이유는 소각장 때문이다. 서울시는 종전 인천 매립장이 포화되어 더 이상 매립이 힘들어지는 2026년부터 일 750t 규모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시는 현재 마포 강남 양천 노원 4곳에 소각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것으로는 부족해 신규 소각장 1개를 추가하기로 하고 마포의 현 소각장 옆에 일 1000t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추가 소각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박 구청장의 반발은 지역적인 이해관계에서 비롯됐지만, "서울 인구가 늘지 않고 있는데 쓰레기가 계속 늘어나는 방향으로 정책을 짤 필요가 없다"는 그의 논리에는 귀 기울일 만한 부분이 있다. 서울 인구는 2020년부터 1000만명 이하로 내려왔고 이후에도 감소세다.
그는 "쓰레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발생지에서부터 분리배출이 잘 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추가적인 고열처리가 필요한 음식물쓰레기가 일반쓰레기에 혼합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며 대표적으로 커피박(커피 찌꺼기)을 꼽았다. "서울에서 하루에 나오는 커피박만 50t인데 대부분 일반쓰레기와 혼합된다"며 "커피박 수거차량을 운영하면 쓰레기 처리 효율이 훨씬 좋아진다"고 지적했다. 자질구레한 것까지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쓰레기 봉투값을 20배로 올리는 게 효과적"이라고도 했다. 박 구청장은 "서울에서 하루에 3200t 쓰레기가 나오는데 4개 기존 소각장 시설 가동률이 80%(일 2275t 소각)에 그치고 있다"며 "시설을 개선해서 100%로 가동하면 일 2850t, 법규상 허용되는 130% 가동(일 최대 3700t)까지 하면 추가 소각장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 소각장 가동률을 100%로 올리기만 해도 서울시가 매립을 못해 고민하는 쓰레기 규모를 일 750t에서 170t 이하로 확 줄일 수 있고, 이 중에서 재활용과 쓰레기 배출량 감소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소각장 문제 외에도 그가 해결해야 할 현안은 적지 않다. 특히 올해 역점을 둘 사업으로는 '골목상권 활성화'를 꼽았다. 홍대 일대 '레드로드' 조성으로 호평을 받은 그는 기세를 이어 합정역 일대 상권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가수 임영웅이 고구마 장사를 했던 합정역 7번출구에 큰 '소원트리'를 만들어서 소원 볼(공)을 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 소원 볼은 주변 상가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얻을 수 있게 하면 상가도 살리고 시민들도 추억을 얻는 일석이조가 되지 않겠느냐"는 아이디어다. "막연히 상권을 살리자며 축제를 기획하거나 재정을 지원하는 걸로는 되지 않아요. 스토리를 부여해야 사람이 옵니다."
절두산 순교성지가 있는 양화진 인근에는 첨성대 모양의 '기도터'를 만들어서 하늘로 향하는 스카이로드 소원길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용강동 먹자골목 일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상암동에 자타공인 맛집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계획도 짜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도 주요 과제다. 박 구청장은 "염리동 일대는 재개발이 필요한데 현 제도로는 용적률 인센티브가 없어 활성화가 되지 않고 있다"며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종상향을 시켜서 현대식 건물이 많이 들어설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줄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은/최해련 기자 selee@hankyung.com
박강수 마포구청장(사진)은 도발적이었다. 그는 지난달 말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쓰레기 정책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 재활용을 늘려야 하는데 매립이냐 소각이냐의 프레임에 갇혀 있다"는 논리다. 박 구청장이 서울시 쓰레기 문제를 지적하고 나서는 이유는 소각장 때문이다. 서울시는 종전 인천 매립장이 포화되어 더 이상 매립이 힘들어지는 2026년부터 일 750t 규모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시는 현재 마포 강남 양천 노원 4곳에 소각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것으로는 부족해 신규 소각장 1개를 추가하기로 하고 마포의 현 소각장 옆에 일 1000t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추가 소각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박 구청장의 반발은 지역적인 이해관계에서 비롯됐지만, "서울 인구가 늘지 않고 있는데 쓰레기가 계속 늘어나는 방향으로 정책을 짤 필요가 없다"는 그의 논리에는 귀 기울일 만한 부분이 있다. 서울 인구는 2020년부터 1000만명 이하로 내려왔고 이후에도 감소세다.
그는 "쓰레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발생지에서부터 분리배출이 잘 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추가적인 고열처리가 필요한 음식물쓰레기가 일반쓰레기에 혼합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며 대표적으로 커피박(커피 찌꺼기)을 꼽았다. "서울에서 하루에 나오는 커피박만 50t인데 대부분 일반쓰레기와 혼합된다"며 "커피박 수거차량을 운영하면 쓰레기 처리 효율이 훨씬 좋아진다"고 지적했다. 자질구레한 것까지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쓰레기 봉투값을 20배로 올리는 게 효과적"이라고도 했다. 박 구청장은 "서울에서 하루에 3200t 쓰레기가 나오는데 4개 기존 소각장 시설 가동률이 80%(일 2275t 소각)에 그치고 있다"며 "시설을 개선해서 100%로 가동하면 일 2850t, 법규상 허용되는 130% 가동(일 최대 3700t)까지 하면 추가 소각장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 소각장 가동률을 100%로 올리기만 해도 서울시가 매립을 못해 고민하는 쓰레기 규모를 일 750t에서 170t 이하로 확 줄일 수 있고, 이 중에서 재활용과 쓰레기 배출량 감소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소각장 문제 외에도 그가 해결해야 할 현안은 적지 않다. 특히 올해 역점을 둘 사업으로는 '골목상권 활성화'를 꼽았다. 홍대 일대 '레드로드' 조성으로 호평을 받은 그는 기세를 이어 합정역 일대 상권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가수 임영웅이 고구마 장사를 했던 합정역 7번출구에 큰 '소원트리'를 만들어서 소원 볼(공)을 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 소원 볼은 주변 상가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얻을 수 있게 하면 상가도 살리고 시민들도 추억을 얻는 일석이조가 되지 않겠느냐"는 아이디어다. "막연히 상권을 살리자며 축제를 기획하거나 재정을 지원하는 걸로는 되지 않아요. 스토리를 부여해야 사람이 옵니다."
절두산 순교성지가 있는 양화진 인근에는 첨성대 모양의 '기도터'를 만들어서 하늘로 향하는 스카이로드 소원길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용강동 먹자골목 일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상암동에 자타공인 맛집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계획도 짜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도 주요 과제다. 박 구청장은 "염리동 일대는 재개발이 필요한데 현 제도로는 용적률 인센티브가 없어 활성화가 되지 않고 있다"며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종상향을 시켜서 현대식 건물이 많이 들어설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줄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은/최해련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