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먹는 시밀러' 임상 1상서 청신호

美 라니테라퓨틱스와 협업
주사제 대비 84% 높은 효능
심각한 이상 반응도 안보여
셀트리온이 미국 바이오 기업과 손잡고 알약 형태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개발 중인 가운데, 임상 1상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왔다. 정맥주사(IV)와 피하주사(SC) 제형으로 판매 중인 바이오시밀러를 알약으로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 시도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CT-P43을 경구형 제품 ‘RT-111’로 개발하고 있는 미국 라니테라퓨틱스가 임상 1상에서 긍정적인 임상 데이터를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CT-P43은 건선성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다.호주에서 진행한 이번 임상에선 건강한 성인 55명을 대상으로 RT-111의 약동학(PK)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 RT-111은 SC 제형 대비 84%의 높은 생체이용률을 나타내 비슷한 수준의 약동학을 입증했다. 심각한 이상 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셀트리온은 라니테라퓨틱스와 협의해 글로벌 개발 및 판매 우선협상권 행사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월 라니테라퓨틱스와 경구형 제품 개발을 위한 라이선스 및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우선협상권을 확보한 바 있다.

라니테라퓨틱스는 독자적인 경구용 캡슐 플랫폼 ‘라니필’을 보유하고 있다. 항체가 들어 있는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을 캡슐로 감싼 뒤 소장에 내려보내 약물이 혈관으로 흘러가게 하는 기술이다.셀트리온은 세계 최초로 경구형 시밀러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우스테키누맙(스텔라라 성분명)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자가 병원을 직접 방문하거나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미국 존슨앤드존슨에 따르면 스텔라라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108억달러(약 14조400억원), 미국에서는 70억달러(약 9조1000억원)가량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이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 개발 회사로 변모하기 위해 경구형 항체치료제,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체신약, 이중항체,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체 개발 및 협업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