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부자 이렇게 많았나…'10억 로또' 아파트에 5만명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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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청약 결과강남·서초권에 2년 7개월 만에 나온 잠원동 '메이플자이' 청약에 이틀간 5만명에 가까운 청약자가 몰렸다. 초기 자금이 5억원 이상 필요하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당첨되면 10억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는 점이 청약자들이 몰린 배경으로 지목된다.
평균 경쟁률 442.3대 1, 1순위 청약 마감
모든 면적대 세 자릿수 이상 경쟁률 기록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메이플자이는 81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3만5828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442.3대 1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59㎡A에서 나왔다. 1가구를 모집했는데 3574명이 청약해 3574대 1의 네 자릿수 경쟁률이 나왔다. 전용면적별로 △59㎡B 3317.5대 1(2가구 모집에 6635명) △49㎡A 569.79대 1(28가구 모집에 1만5954명)등 청약을 진행한 모든 면적대에서 세 자릿수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높은 1순위 청약 경쟁률은 이미 예상됐다. 앞서 진행한 특별공급에서 많은 청약자가 몰려서다. 특공은 1순위 청약보다는 청약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1순위 청약의 기준이 된다. 지난 5일 65가구(기관 추천분 제외)를 모집하는 특별공급엔 9957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53.18대 1을 기록했다.
처음 내 집을 마련하는 생애 최초에 청약자가 몰렸다. 15가구 모집에 6910명이 신청, 경쟁률이 460.66대 1을 기록했다. 신혼부부 유형에도 29가구 모집에 2581명이 신청해 89대 1을, 노부모부양 유형도 5가구 모집에 184명이 청약해 36.8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이틀간 이 단지를 분양받기 위해 몰린 인원이 4만5785명이다.이렇게 많은 청약자가 몰린 이유는 이 단지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여서다. 면적대별 분양가는 △43㎡ 12억500만~12억4300만원 △49㎡ 15억300만~15억3000만원 △59㎡ 17억3300만~17억4200만원이다.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눈에 띄게 낮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59㎡는 지난달 8일 28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동 ‘반포자이’ 전용 59㎡도 23억5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맺었다. 6억~10억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서 강남권 분양가가 지난해 비강남권 분양가와 비슷해진 점도 청약자가 몰린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마포구 아현동 ‘마포 푸르지오 어반피스’ 전용 59㎡는 11억4330만원, 작년 7월 분양한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이스트폴’ 전용 74㎡는 11억3000만원이었다. 면적대는 작지만 강남에 입성할 수 있단 얘기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한 곳 가운데 전용 84㎡ 분양가가 10억~15억원대를 추려보면 영등포구, 성북구, 성동구, 강동구, 동작구, 동대문구, 광진구, 마포구 등 공급 물량이 나왔던 곳 대부분이 해당한다"며 "이들 단지에 청약을 넣었던 청약자들이 강남 예비 청약자가 될 수 있단 뜻"이라고 설명했다.메이플자이는 오는 16일 당첨자를 발표하고 27일부터 29일까지 계약을 진행한다. 계약금 20%, 중도금 60%, 잔금 20% 조건으로 진행한다. 입주 전까지 필요한 자금은 계약금(20%)과 중도금 자납(10%)으로 모두 30%다. 전용 59㎡A 기준으로 5억2260만원이 있어야 한다. 전매제한은 3년, 거주 의무 기간은 2년이다.
한편 향후 예정된 강남권 분양에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원페를라' △방배동 '아크로 리츠카운티' △송파구 잠실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등이 예정돼 있다.분양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분양이 연기되면서 해소하지 못한 강남권 청약 대기 수요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점 등으로 강남권 청약이 주목받을 것"이라면서 "단지 규모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양호한 성적을 거둘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