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티켓 1월에 59억원어치 팔렸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지난달 연극 티켓 판매액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스타 배우를 캐스팅하고 작품 규모를 키우는 등 연극업계의 대중성 강화 노력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배우의 열연이 돋보인 ‘고도를 기다리며’의 흥행 성공도 판매액이 늘어나는데 한몫했다.

7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1월 연극 티켓 판매액은 5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45억원)보다 30% 이상 늘었다.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4년 이후 1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1월의 공연은 314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0편) 대비 12% 늘었고 판매된 티켓은 20만5442장으로 11% 증가했다. 지난 달의 성과는 고가 티켓들이 이끌었다. 전체 판매액에서 3만원 미만 티켓이 차지하는 비중은 76%에서 68%로 감소한 데 반해 3만~7만원 티켓이 차지하는 비율은 17%에서 27%로 늘어났다. 연극계 관계자는 “연극 제작자들이 작품의 대중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유명 배우가 출연하도록 하고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작품을 선보이면서 관심을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로 배우 신구, 박근형, 박정자 등이 등장하는 ‘고도를 기다리며’는 연극계의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지난해 12월 막이 오른 이 연극은 오는 18일 예정된 마지막 50회차까지 모든 공연이 전석 매진되는 독보적 기록을 세웠다. 연극 제작사 관계자는 “유명 배우와 원로 배우들의 출연으로 기존에 극장을 찾기 어려웠던 중장년층 관객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같은 달부터 공연한 연극 ‘와이프’도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최수영의 연극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았고, 소수자의 권리를 감각적인 연출로 풀어내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연극업계는 대중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성장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는 데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뮤지컬 ‘마틸다’, ‘레미제라블’ 등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뮤지컬들을 제작한 영국의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의 예시처럼 연극 산업이 예술성을 지키면서도 대중성을 추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과거 연극계가 대중문화와의 대척점에 서기로 선택하면서 대중으로부터 멀어지고 ‘가난한 예술’이라는 인식이 생겼다”면서 “이제는 ‘돈 아니면 예술’이라는 이분법적인 시각은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성공 사례들은 연극이 예술적 가치를 지키면서도 대중과 함께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구교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