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대비 60% 하락에도 '줍줍'…개미들 열광하는 이 주식 [신현아의 IPO그후]

작년엔 570% 급등했지만…올핸 36% 내려
주가 하락 노렸나…개미들은 연일 순매수

모멘텀 다수…3분기 흑전 전망
캐시카우 '딥카스' 미 진출 임박
내년 국내 보험등재 가능성도
사진=뷰노
작년 한해 주가가 570% 뛰며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의료 인공지능(AI)주 뷰노. 다른 기술특례 기업과는 달리 꾸준한 매출 성과를 보인 뷰노의 주가 질주는 매서웠다. 하지만 최근 6개월간 주가는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으로 고점 대비 60% 넘게 빠졌다.

올해 들어서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개미(개인투자자)들은 뷰노 주식을 부지런히 담고 있다. 분기 흑자전환, 주력 제품인 '딥카스'의 미국 진출 등 각종 호재가 잇따르는 만큼 최근의 조정이 기회라고 판단한 것이란 해석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뷰노는 직전거래일인 지난 8일 2만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 4만원대로 시작한 주가는 두 달도 채 안 돼 36% 하락했다. 새해 발표된 정부의 저PBR주 부양 정책에 따라 대형 가치주로 자금이 몰린 탓이다. 무배당에 적자 상태까지 지속인 성장주의 투자매력은 더 떨어지면서 주가 낙폭은 확대됐다.

냉·온탕 오간 지난 2년

뷰노는 인공지능(AI) 의료기기 전문 업체다. 자체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각종 위험을 예후·예측하는 상품을 개발·공급한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의사의 진단을 돕는 데 활용된다. 회사 상장된 건 약 3년 전인 2021년 2월 26일이다. 적자기업으로 기술특례 트랙을 택했지만, 당시 의료 AI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물오를 시기였던 터라 수요예측, 일반청약에서 모두 흥행하며 코스닥 시장에 무난히 입성했다.

상장 후 주가는 냉온탕을 오갔다. 2021년 상장 직후 공모가(2만1000원) 안팎을 오가며 횡보했던 주가가 1000원대로 주저앉은 건 2022년 들어서였다. 금리 인상기란 성장주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된 데다, 예상보다 적자상태가 길어지는 등의 각종 변수가 주가를 짓눌렀다.

하지만 1년 뒤인 2023년 주가 흐름은 180%도로 뒤집혔다. 사업 성과 가시화, 매출 성장 등에 힘입어 의료 AI주 전반이 급물살을 타면서다. 관련주인 뷰노, 루닛, 제이엘케이의 작년 한 해 주가는 각각 600%, 573%, 470% 폭등했다. 수익률 순위로는 코스피·코스닥 전체 종목 중 상위 3, 4, 8위에 각각 올랐다.현재 주가는 또 지난해 9월 고점(6만9500원) 대비 61.4% 내린 상태다. 실적 대비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만큼 과열 부담을 떨쳐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초 이후에도 저PBR주로의 외국인과 기관 수급 이탈까지 맞물리면서 하락세가 지속됐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부지런히 뷰노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연초 이후 지난 8일까지 개미들은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뷰노 주식을 잇단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액은 450억원이다. 외국인도 합세해 108억원어치를 순배수했다. 반면 기관은 280억원 팔아치웠다.

딥카스 美진출…올해 흑전 전망

사진=딥카스 이미지. 회사 홈페이지
개인들이 뷰노에 관심을 놓치지 않는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뷰노의 매출은 2022년 83억원, 2023년 13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68%, 60% 증가했다. 매출이 급성장한 덴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딥카스'의 역할이 컸다.

딥카스는 회사의 핵심 수익원이다. 딥카스는 2022년 8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신의료기술평가 1호 유예 대상으로 확정, 비급여 시장에 진입한 뒤 회사의 안정적인 매출원으로 자리잡았다. 구독형 서비스인 만큼 일회성 매출에 그치는 게 아닌, 고정 매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라서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딥카스 도입 국내 병원은 20곳에 그쳤지만, 올 1월 기준으론 75곳으로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아산·삼성·세브란스병원 등 빅5 병원에 청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가는 올해 들어선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회사는 올해 예정된 모멘텀으로 반등을 노린다. '딥카스'의 미국 진출이 대표적이다. 딥카스는 작년 6월 국내 의료 AI 업계 최초로 미 식품의약국(FDA)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다. 이르면 올 3분기 FDA로부터 인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회사는 기존에 구축해 놓은 현지 영업망을 통해 FDA 승인 후 곧바로 미국 시장 판매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REUTERS
딥카스는 내년 국내 보험급여 등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딥카스의 신의료기술평가 평가 유예 기간은 2년으로 올해 7월 말(2022년 8월 1일~2024년 7월 31일) 만료된다. 이후 250일 동안 보건의료연구원의 기술평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 최종 급여 등재 여부가 결정되는데, 회사 관계자는 "평가 통과 가능성을 꽤 높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성공 시 국내 의료 AI 업계 첫 보험급여 등재 사례가 된다. 뷰노 관계자는 "비급여로 판매되는 것만으로도 매출 증가 속도가 빠르다"며 "정식으로 급여 코드를 받으면 범용성을 가지고 모든 병원에서 쓸 수 있어 실적 모멘텀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도 회사는 폐결절 탐지 제품인 'LCT', 휴대용 심전도 측정 의료기기인 '하티브' 순으로 미 FDA 승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도 회사 사업 전망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실적도 올해 상장 이래 첫 흑자전환이 예상된단 분석이다. 회사 또한 올 3~4분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제시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딥카스 매출액 및 기타 영상 진단 확대 속도는 올해 더욱 강할 것이며 2024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13%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박 연구원은 "최근 고 멀티플 의료 AI 섹터의 관심도가 하락한 상황에서 글로벌에서 흑자전환이 가장 빠른 수준으로 예상되는 뷰노를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 진출, 하티브 등의 적절한 매수 타이밍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