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도 '접힌다'…삼성 따라가는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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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처럼 가로 접는 폰 개발 중"애플이 ‘접는 아이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년 전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로 개척한 폴더블폰 시장에 애플이 뒤늦게 뛰어드는 모양새다. 2007년 6월 세상에 아이폰을 처음 내놓은 이후 애플 휴대폰의 첫 번째 디자인 변화다.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7일(현지시간) 애플이 조개처럼 열리고 닫히는 ‘클램셸(clamshell·조개껍데기)’ 모양의 아이폰 시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가로 방향으로 접히는 시제품을 최소 두 개 모델로 제작 중이며, 최근 아시아의 한 제조업체에 부품을 문의했다. 매체는 “폴더블폰이 출시된다면 아이폰 역사상 가장 큰 디자인 변화”라고 했다.폴더블폰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은 삼성전자다. 2019년 첫 제품을 내놨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68%다.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도 뛰어들면서 폴더블폰 시장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삼성을 '카피캣' 조롱했다가
폴더블폰 시장 커지자 뒤늦게 참전
2027년 출하량 1억대 달할 듯
작년 3분기 중국 전체 폴더블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106% 팽창했다. 구글도 ‘픽셀 폴드’를 출시해 현재 애플을 제외한 주요 스마트폰 기업은 모두 폴더블폰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시장 진입 시점으로 잡은 2026년엔 세계 폴더블폰 연간 출하량이 7860만 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860만 대에서 3년 새 네 배 넘게 시장이 팽창한다는 예측이다. 2027년엔 출하량 1억 대를 돌파할 전망이다.애플의 아이폰 디자인에 대한 자부심은 상당하다. 둥근 모서리에 바(bar) 형태 디자인을 모바일폰의 전형으로 만들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디자인을 예술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가 처음 갤럭시 제품을 내놨을 때 애플은 자사 디자인 특허 등을 침해했다며 삼성전자에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결과로 2012년 갤럭시 시리즈는 아이폰의 ‘카피캣’이라는 불명예를 안아야 했다. 휴대폰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은 삼성전자가 불명예를 벗기 위해 진행한 여러 혁신 중 하나”라며 “애플이 이를 따라 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애플이 실제 폴더블폰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디인포메이션은 애플이 개발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