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發 반도체 훈풍…삼성·하이닉스 신바람

고사양 AI칩 설계 수요 증가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기업 ARM이 올해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실적을 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선 올해 ‘AI발(發) 반도체 훈풍’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ARM은 올해 1분기 매출 8억5000만∼9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은 28~32센트 수준이 될 것이라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장 전망치(매출 7억8000만달러, EPS 21센트)를 크게 넘어선 수치다. ARM은 세계 정보기술(IT)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70%가량을 설계한다. 스마트폰 두뇌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 점유율은 99%에 달한다.가이던스와 함께 내놓은 지난해 4분기 실적(매출 8억2400만달러)도 예상치(매출 7억6100만달러)를 뛰어넘었다.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는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로 신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ARM의 설계도가 장착된 반도체 출하량은 지난해 4분기 77억 개로 전 분기(71억개) 대비 8.5% 증가했다.

국내 반도체업계도 AI발 회복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시장은 스마트폰 등 신규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슈퍼사이클에 들어간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이 만드는 AI용 메모리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는 연평균 6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6조5670억원)보다 다섯 배 늘어난 32조1038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10조7829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조221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