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회장님도 '픽'했다…평범하지 않은 '이 신발' 정체 뭐길래 [이미경의 옹기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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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봉 크리스틴컴퍼니 대표 인터뷰
지난해 1월 '신플' 플랫폼 론칭
데이터 신뢰도 확인 위해 완제품 판매
인기 많아 백화점 명품관까지 입점
"저희 신발은 세상에서 가장 트렌디하다고 자부합니다."이민봉 크리스틴컴퍼니 대표는 자사 신발 브랜드 크리스틴 제품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크리스틴 신발이 가장 트렌디하다고 자부하는 이유 중 하나는 회사가 운영하는 스마트 신발제조솔루션 '신플'의 데이터를 활용해 만든 제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크리스틴컴퍼니가 론칭한 ‘신플’은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신발제조공정을 디지털로 전환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신발 제조 솔루션이다. 신플에는 무신사, 아마존 등 국내외 주요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 올라온 신발과 관련한 데이터가 모두 모여있다. 이 데이터를 보면 어느 디자인, 어느 소재의 신발이 인기를 끌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신발 기업들은 신플에서 신상품 디자인 시뮬레이션은 물론, 신플과 협약을 맺은 공장에서 제조된 신발 완제품을 편하게 받아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신플이 우리나라의 신발 제조 산업의 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일반적으로 신발 공장이라고 하면 자재를 최종적으로 붙이는 공장만을 떠올린다"며 "하지만 신발 제조 과정에서 밑창, 깔창 등 모두 다른 공장에서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 모든 과정을 하나로 연결하기 위해 신플을 론칭했다. 이 대표는 "신플과 협업할 공장을 섭외하기 위해 전국의 공장을 직접 찾아다녔다"며 "국내 신발제조공장 1020개 가운데 500여 곳이 우리와 협약을 맺었다"고 말했다.크리스틴 신발은 신플의 신뢰도를 보여주는 제품이기도 하다. 신플을 통해 얻은 데이터와 디자인을 반영한 신발이 실물로 만들어진 게 크리스틴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크리스틴 제품의 판매가를 20만~30만원으로 책정해 판매했다.
이 대표는 "첫해 매출만 4800만원이 나올 정도로 꽤 인기를 끌었다"며 "고객 가운데 백화점 바이어가 있었는데 그 바이어가 오프라인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해보라고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팝업스토어의 인기를 현장에서 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 에비뉴엘 편집숍에 크리스틴 상품을 입점시키는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크리스틴 제품은 서울 잠실 에비뉴얼 명품관, 롯데백화점 명동본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더현대서울, 신세계 강남점, 신세계 센텀점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작년 기준으로는 크리스틴컴퍼니의 전체 매출 가운데 크리스틴의 비중이 80%를 차지하지만 향후엔 플랫폼 사업인 신플의 매출 비중이 훨씬 커질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최근엔 신발기업들도 디자인을 다양화하고 있다"며 "디자인 인력이 부족한 기업들에 신플이 필요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