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근영의 메타버스와 암호화폐 이야기] 비트코인과 금의 미래가치에 대한 상상
입력
수정
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47,000달러가 넘었다.
일부 언론은 이번 가격 상승이 미국 현물ETF의 허용에 따른 일시적인 가격 상승 랠리(Rally)에 불과하다는 평을 내놓기도 한다.잠깐 공부 좀 하자.
금융시장에서 현물 ETF와 선물 ETF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ETF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펀드의 일종으로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을 추종하는데 선물과 현물 ETF의 가장 큰 차이는 기초자산의 보유 여부의 차이다.선물 ETF는 해당 상품의 선물 계약에 투자하는 것이며 현물 ETF는 실제로 해당 자산을 직접 보유하는 방식의 투자 상품이다.
따라서 비트코인 선물 ETF의 경우, 미국은 21년 10월 승인 후 작년 8월부터 거래를 시작했고, 얼마 전 현물 ETF도 승인이 나면서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한껏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선물 비트코인 ETF의 경우 단지 향후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을 추정하여 투자하는 상품인 반면 현물 ETF는 금융회사가 직접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투자하는 상품이라고 볼 때 현물 ETF는 운용사가 비트코인을 실제로 보유하는 과정에서 시장 조작과 현물 ETF를 추종하는 지수까지 조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허가가 어려웠던 것이다.이는 삼성전자 주식을 직접 보유한 자금력이 엄청난 대형 금융회사가 삼성전자 현물 ETF를 발행 할 경우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인위적으로 사고팔면서 가격 관리와 투기를 조장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초대형 자산 운용사의 현물 비트코인 ETF 출시 기대 효과를 생각해보자. 현물 비트코인 ETF를 운용하려면 상당량의 비트코인 보유해야 한다. 투자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대형 금융기관은 현물 매입 과정에서 온갖 이유를 대가며 시장을 흔들고 가격에 영향을 주고 개인 투자자들의 공포심을 유발, 시장 출렁임 과정에서 투매를 유도해 서서히 매집 해 나갈 것이 뻔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별로 환영하지 않는다. 금(金)의 경우 대부분의 현물을 보유한 주체가 국가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며 일정 수준의 금 보유는 국력의 상징이기에 함부로 그 보유량을 줄이거나 늘리지 않기 때문이다. 즉, 투기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의미다.그러나 비트코인은 아직도 개인 보유가 대다수이기에 자칫 투기 광풍에 휩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솔직히 대박(?)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반면 자칫 잘못하면 커다란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철학을 가지고 바라보아야하며 안전자산이라고 손꼽히는 금시장 규모와의 비교, 그리고 메타버스와 가상 세계에서의 안전자산으로의 등극 가능성 등 다양한 시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워런버핏의 투자 철학과 같이 투자 상품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신뢰를 갖지 않으면 장기 투자가 어렵다.
그래서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자.
- 지구상에 가장 안전한 투자자산으로 인정하는 금(金) -
이 금 시장을 볼 때, 우리나라도 금 선물 ETF와 금 현물 ETF가 허용 거래되고 있지만 변동성이 그리 크지 않아 인기가 높은 투자 상품은 아니다.
경제 위기 상황이 될 때 반짝 자금이 몰렸다가 변동성이 낮은 관계로 장기 투자가 어려워 점차 빠져 나갔다가 위기 때 다시 몰려드는 것을 반복해 왔다.
그리고 과학적인 관점에서 금을 바라볼 때, 나는 지구상에 금의 희소성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 수 있는 반면 비트코인은 영원히 그 가치가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금은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옛날 돌을 금으로 바꾼다는 연금술사들의 생각은 그야말로 허황된 꿈이었다. 하지만 연금술 연구 과정에 많은 화학적 기초 지식이 축적되면서 연금술사들은 저울과 도가니, 플라스크와 증류기 같은 많은 화학 기구를 발명하며, 물질의 변화를 일으키는 다양한 방법들을 발견 기록하였다.
그들은 원래 목적했던 금을 만드는 데 실패했지만 근대 화학의 기반을 닦았던 것이다.
프랑스 국립박물관에 보관된 니콜라 플라멜의 비문에는 1382년 1월 17일 정오에 수은을 은으로 변화시켰고 3개월 후인 4월 25일 오후 5시에는 수은을 금으로 변화시키는데 성공했다고 써있다.
물론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결국 1919년 핵물리학자 어니스트 러더퍼드가 알파 입자로 질소 원자를 붕괴시킨 후 핵물리학의 발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는데 그 후 한 원소가 다른 원소로 바뀌는 원소의 변성은 흔한 일이 되었으며 심지어 존재하지 않는 원소까지 만들어 냈다.
지구상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가장 무거운 원소는 원자번호 92번의 우라늄(U)이지만 114번 이상의 초(超)우라늄 원소들이 만들어진 상태다.
원소까지 만들어내는 상황이 되니 연금술이 다시 등장하지 않을 리가 없다. 금을 만들어 부자가 되고자 하는 욕망은 서양의 중세시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소는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 수에 따라 그 성질이 결정된다. 어떤 조작을 통하여 원자핵의 구성이 바뀌면 다른 원소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백금(Pt) 원자핵에 중성자를 충돌시키면 금 원자가 만들어질 수 있다. 또 원자번호 29번인 구리(Cu)와 원자번호 50번인 주석(Sn)의 원자핵을 융합시키면 양성자수가 79가 되어 금이 만들어진다. 중세 연금술의 주원료였던 납(Pb)의 양성자 수는 82개이다. 따라서 납의 원자핵에서 양성자를 세 개만 제거하면 납을 금으로 바꿀 수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여전히 새로운 플라멜의 등장 소식을 들을 수 없는 것일까?
문제는 경제성이다. 금속 원자는 금속 덩어리를 5천℃ 이상으로 가열해 금속기체를 만들어서 얻는다. 그리고 핵융합을 위해서는 큰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매우 빠른 속도로 가속되어야 한다. 무조건 빠르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그 속도가 정교하게 조절되어야 한다.
그런데 거대한 입자가속기와 같은 장치를 만들고 운영하는 비용은 막대한 데 비해 거기서 만들 수 있는 금의 양은 아직까지는 보잘 것이 없으니 연금술이 가능하다고 해도 경제성이 없기에 거기에 뛰어들 수는 없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 연금술사의 영원한 꿈 금을 만들 순 없을까? - KISTI의 과학향기에서 일부 인용]
자~~
그렇다면 한번 상상의 나래를 펴보자.
과학의 발달로 입자 가속기 제작비용이 낮아지고 영화 아이언맨의 심장박동기와 같이 핵융합 에너지를 아주 쉽게 사용할 수 있다면 금 가치는 어떻게 될까?
어느 순간 금은 누구나 만들어 쓸 수 있는 자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금보다 비싼 다이아몬드는 이미 인공 다이아몬드와 경제성이 입증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실험실에서 키운 다이아몬드라는 의미)까지 등장하였으며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의 1/5에 불과하여 급속도로 다이아몬드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연 다이아몬드 1캐럿(0.2g)를 얻으려면 통상적으로 고온·고압의 환경에서 수 천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최근 실험실에서 수개월 안에 다이아몬드를 키워내는 기술로 발전했다.
다이아몬드 웨이퍼, 이른바 다이아몬드 씨앗(Seed)이 필요한데 공장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다이아몬드를 자라게 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그래서 ‘실험실에서 키운’이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것이며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고온고압법(HPHT)과 화학기상증착법(CVD) 등을 이용해 천연 다이아몬드의 탄소 원자를 배양한다.
특히 화학기상증착법이 획기적인 돌파구가 됐는데 기체 상태의 원료 가스가 반응기 안으로 주입되면 열이나 플라즈마 등으로부터 에너지를 받게되어 분해되는에 이때 원하는 물질만 기판 위에 도달해 얇은 막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조금씩 키운다.
2030년 시장 규모가 499억달러 수준까지 예상되고 있으며 결혼 예물등 보석의 기능도 중요하지만 산업 원자재의 기능이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
영화 스타워즈에서는 우주의 모든 물질을 우주선 안에서 원소의 결합을 통해 스스로 만들어 사용한다.
비록 영화 속이지만 아주 단단한 금속에서부터 먹는 음식까지 3D 프린터에서 온갖 형상의 제품을 만들듯 쉽게 제조한다.
비트코인은 인류가 약속한 신뢰의 상징이기에 영원할 수도 있다고 본다.
내가 최고의 영화로 꼽는 스타워즈의 시나리오 작가는 모든 우주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화폐의 이름을 '크레딧 -CREDIT-'으로 명명(命名)했다.
결국 물리적인 그 어떤 화폐보다 인간이 마음으로 믿는 신뢰가 가장 합리적인 화폐라고 본 것이다.
그래서 탈 중앙화가 되어있고 어느 한 국가에 귀속되지 않앗으며 전 세계를 국경없이 넘나들 수 있고 그 수량이 한정된 '비트코인'을 인류가 만든 우주화폐 '크레딧'으로 보는 것은 지난 친 상상의 비약일까?<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신근영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