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총파업 폭풍전야…응급실 의사도 화났다

의협 15일 시·도 궐기대회 '압박' 가세
17일 대표자 회의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스1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반대하는 의료계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대학병원 내 전공의들이 12일 오후 9시 온라인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한 데 이어 개인병원 중심의 대한의사협회는 15일 시·도 단위 궐기대회를 진행한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 국내 대학병원들은 전공의 파업 행동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전공의 파업은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핵심 동력원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는 전국 수련병원 의사 1만5000명이 가입돼 있다. 국내 의료 수요가 대학병원 등에 몰려있는 점을 감안하면 파업 시 의료 공백이 불가피하다. 이미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전공의들은 대전협 결정에 따르겠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설 연휴 직전까지 의견을 취합한다.

이날 밤 각 병원 전공의를 대표하는 대의원들은 파업 강행 여부와 시기, 방법 등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 15일까지 전문의 실기시험이 예정된 만큼 파행 강행 시기는 시험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단 대전협 회장은 지난 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2000명은 해도 너무 지나치다"며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정확한 의료인력 수급 추계 필요성을 반복적으로 얘기했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의협)를 비롯한 각 의사 단체들은 전공의 집단행동이 결정되면 함께 의대 정원 확대를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의협은 오는 15일 각 시·도 의사회 중심의 궐기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의사회의 경우 15일 오후 7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약 200명 회원이 모여 의대 정원 확대를 규탄한다. 이필수 의협 회장이 의대 증원 결정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첫 집단행동이다. 의협 비대위 17일 전국 의사대표자 회의 준비를 위한 회의도 진행한다.

응급실 의사들도 의대 증원 반대에 힘을 실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성명서를 통해 "의대생들과 전공의협의회를 적극 지지한다"며 "단 1명의 희생자라도 발생할 경우 응급의학 전문의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맞서는 정부 입장은 강경하다. 보건복지부는 설 연휴 마지막날인 12일에도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를 열고 의사들의 집단 행동 조짐에 대한 대비 상황을 점검한다. 정부는 전공의들의 행동을 차단하기 위해 '집단 사직 수리 금지' 명령도 내린 상황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