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DGB·JB 순익 9.7% '뚝'…부동산 부실 미리 반영한 탓

충당금 전입액 70% 증가
"지방銀 업황 갈수록 악화"
BNK DGB JB금융 등 지방 금융지주 3사의 지난해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쌓은 데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이자 환급 등 상생금융 부담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 금융지주 3사의 지난해 순이익 총액은 1조604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1조7768억원)보다 9.7%(1727억원) 감소했다.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자회사로 둔 BNK금융의 순이익은 2022년 7742억원에서 지난해 6303억원으로 18.6%(1439억원) 줄었다. 지방 금융 3사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대구은행 모기업인 DGB금융의 순이익은 4016억원에서 3878억원으로 3.4% 줄었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을 자회사로 보유한 JB금융의 순이익도 이 기간 6010억원에서 5860억원으로 2.5% 감소했다.

국민 신한 하나 등 전국구 시중은행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낸 것과 달리 지방은행은 대부분 실적이 나빠졌다. 부산은행의 순이익은 2022년 4558억원에서 지난해 3791억원으로 16.8% 줄었고, 같은 기간 대구은행 순이익은 3878억원에서 3639억원으로 6.2% 축소됐다. 광주은행(-6.8%)과 전북은행(-0.3%)도 순이익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전년 대비 늘어난 지방은행은 경남은행(1.9%) 한 곳뿐이다.

지방 금융지주의 실적이 일제히 악화한 가장 큰 이유는 부실에 대비하기 위한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BNK금융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지난해 9526억원으로 전년(5511억원) 대비 72.9% 증가했다. 이 기간 DGB금융은 충당금 전입액을 3492억원에서 6068억원으로 73.8% 늘렸고, JB금융도 2589억원에서 4424억원으로 70.9% 확대했다. 지난해 상생금융 비용으로 BNK금융은 832억원, JB금융은 484억원, DGB금융은 305억원을 지출했다.한 시중은행 영업담당 부행장은 “인터넷은행이 강점을 보이는 비대면 거래 비중이 늘어나는 데다 지방 부동산 경기 회복이 수도권보다 더뎌 지방은행의 영업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