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벽 넘나…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EU 심사 결과 이르면 오늘 결론

'조건부 승인' 전망
사진=뉴스1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 결과가 이르면 13일 발표된다. 항공업계에서는 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EC는 이르면 한국시간 이날 저녁쯤 기업결합 심사를 공지할 것으로 알려졌다.EU 경쟁당국은 지난해 12월 6일 "2024년 2월14일 전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잠정적으로 결론 내리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이미 로이터 통신이 합병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EU가 조건부로 승인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만큼 조건부 승인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과 유럽 4개(독일 프랑크푸르트·스페인 바르셀로나·이탈리아 로마·프랑스 파리) 노선의 대체 항공사 진입 지원이 조건이다.

대한항공은 EC의 조건부 승인이 내려지면 최종 승인 여부가 판가름 나는 올해 말 이전에 유럽 노선 일부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 이관하는 등 경쟁 제한 우려 해소 조치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기업결합에 유독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 온 EU의 문턱까지 넘으면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가운데 미국의 승인만을 남겨 두게 된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심사가 순조로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미국 역시 여러 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다.

앞서 미국 법무부가 경쟁 제한을 이유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는 현지 매체 폴리티코의 보도가 나온 바 있고 아시아나항공과 공동운항해 온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은 노선의 경쟁력 악화를 우려해 결합에 반대하고 있다.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미국의 승인을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연내 화물사업을 매각할 계획이다. 이후 2년여에 걸친 브랜드 통합 과정을 거쳐 한 회사로 합칠 방침이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