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랠리'의 그림자?…"시장 전반에 '소외불안' 자극"

에버코어ISI 선임 매니징 디렉터, 닷컴붐 당시와 유사
최근 미국 증권시장에서 미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엄청난 상승 랠리가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즉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를 자극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 투자 자문사 에버코어ISI의 줄리언 에마뉘엘 선임 매니징 디렉터는 12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말한 뒤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이런 상황이 발생했으며, 이는 경종을 울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이 과잉투자보다 과소 투자에 대해 더 걱정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그 가운데는 닷컴 붐과 그 후 거품 붕괴 과정을 겪은 투자자들까지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에마뉘엘 디렉터는 이날 메모에서 고객들에게 (상승) 모멘텀과 관련해 이른바 컴퓨터 인식오류(Y2K) 문제가 발생했던 1999년 당시와 유사한 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Y2K로 인한 혼란에 대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유동성이 대거 풀리면서 기술주가 급등하는 등 닷컴버블이 일었으나 이듬해 버블 붕괴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봤다.

이번에는 인공지능(AI)을 둘러싼 흥분과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상승의 촉매가 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에마뉘엘 디렉터는 "투자심리가 아주 매우 강한 데 비해 비관론은 제거됐다"면서 "(시장이) 약간 냉각될 때까지 보상보다는 리스크(위험)에 주목할 때"라고 강조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6% 상승, 사상 최고치까지 2% 채 남겨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서만 46%, 지난 1년간 240%나 올랐다.

에마뉘엘 디렉터는 이어 올해 미 증시가 13% 하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매수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보유주식의 일부를 매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수 흐름에 부분적으로 동참"하는 등 현재 상승세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통신서비스 등 방어적인 속성이 있는 분야를 좋아한다"고 소개한 뒤 필수소비재와 헬스케어 등도 추천종목에 포함시켰다. 그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연말 목표치는 4,750선이며 이는 12일 종가 대비 5% 정도 낮은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