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만에 주가 두 배된 ARM, 투자 주의보

"PER 100배로 엔비디아 두 배 넘어,가치 평가 무시"
"AI 기대로 개인투자자들 쏠린 모습"
향후 고부가 제품군 다양해져야
사진=REUTERS
월가가 불과 3거래일만에 주가가 두 배로 뛴 ARM홀딩스(ARM) 에 이제 투자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마켓워치에 따르면, ARM 주가는 전 날 하루만에 29% 급등했다. 이 회사는 지난 주 수요일(7일) 예상보다 나은 분기 실적과 올해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8일과 9일, 12일 3일만에 주가가 두 배가 됐다.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로 13일 뉴욕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ARM홀딩스는 전날 보다 5% 하락한 141.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ARM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현재 주가는 2025회계연도 예상수익의 100배에 달하고 있다.
엔비디아 가치의 두 배를 넘는 주가에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최근의 주가 급등과 이 회사의 실적 명세서나 향후 전망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즈호 증권의 조던 클라인 분석가는, ARM의 랠리는 가치 평가가 완전히 무시된 상태로 실적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모습과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차세대 AI구동 종목을 찾으면서 AI에 반도체가 엮이면 사방에서 돈이 들어 오고 있다는 것이다.

ARM은 지난 주 실적 발표당시 4분기 매출은 분석가 예상을 넘고, AI 수요에 힘입어 올 3월말로 종료되는 분기 매출도 분석가들 추정치를 넘겼다. 8억 5,000만달러~9억달러로 예상했는데 이는 분석가들 추정치인 7억 7,800만달러를 1억달러 가까이 넘겨 시장이 좋아하는 비트 앤 레이즈를 보였다.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14% 증가한 8억 2,400만달러(1조원) 로 CPU, 그래픽, AI 엔진 설계를 위해 IP에 대한 액세스를 제공하는 라이센싱 사업이 18% 증가한 3억 5,400만 달러, 수수료를 받는 로열티 사업은 11% 증가한 4억 7,000만달러로 구성됐다.

Arm의 장기 전망에 대한 우려 중 일부는 이 회사가 중국의 경기에 좌우되는 스마트폰 시장과 너무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번 분기 전체 로열티 매출중 35%가 스마트폰 칩에서 발생해 2016년에 70%에 달하던 것에서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서버, 자동차, 노트북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팩트셋이 집계한 분석가들은 이 회사가 내년 3월로 끝나는 2025회계연도에 주당 조정 순익이 1.49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엄청난 주가 급등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수익원의 다각화가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현재 이 회사가 제공하는 가장 발전된 아키텍쳐 IP는 엔비디아나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서버칩에 이용되는 Armv9으로 지난 분기 로열티 수입의 15%를 차지했다. 이 제품의 로열티 비율은 이전 세대 Armv8 기반 IP, 코어 및 기타 제품의 두 배이다.

주가 급등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더 높은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기능이 개선된 다양한 제품 믹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ARM은 올해말 스마트폰용 최고 성능 CPU코어를 목표로 하는 블랙호크라는 프로젝트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너무 높아진 가격은 부담이다.

스마트카르마에 기고하는 독립적 분석가 빅터 갈리아노는 “엔비디아가 현재 예상 수익의 40배 정도에 거래되는 것을 감안하면 ARM이 100배에 거래된다는 것은 슈퍼 프리미엄”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최초 공모 가격이 51달러였던 ARM은 현재 거의 3배 가까이 올랐다. 시장 가치가 1,50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 AT&T 와 보잉보다 더 가치가 높다.

영국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여전히 소프트뱅크 그룹이 지분의 90%를 보유하고 있다. 이 결과 도쿄주식시장에서 소프트뱅크 그룹은 3일 동안 34% 급등하면서3년만에 최고가격에 근접했고 20여년 만에 과매수 지표가 가장 높아졌다. SMBC 신탁은행의 수석 시장 분석가 야마구치 마사히로는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ARM 자산이 상승세를 유지하는 한 소프트뱅크 주가가 과도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 최근 ARM의 주가 상승이 과도한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다음주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실적에서 단서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