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EV 6개월 걸린다는데…캐스퍼로 넘어갈까 고민"

주행거리 긴 '캐스퍼 전기차' 연내 출시
내연기관 캐스퍼보다 전장 25cm 길어져
광주글로벌모터스 시험생산 돌입…7월 출시 전망
2023 캐스퍼.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출고까지 5~6개월 걸린다는데 캐스퍼로 넘어갈까 생각도 드네요."

세컨드카로 레이EV를 계약한 윤모씨(35)는 최근 캐스퍼 전기차 출시 소식이 들리자 고민에 빠졌다. 윤씨는 "(레이EV보다) 캐스퍼 주행거리가 더 길다는데 좀 더 기다려봐야겠다. 정확한 제원이 나오면 뭐가 나을지 따져볼 생각"이라고 말했다.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의 전기차 버전 '캐스퍼 일렉트릭(가칭)'은 올해 7월 출시될 예정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특징은 내연기관 캐스퍼 대비 전장이 25cm 길다는 점. 대용량 배터리 탑재로 1회 충전시 주행 거리는 최대 350km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 차종이라 할 수 있는 기아 레이EV(205km)나 미니 일렉트릭(159km)보다 주행거리가 훨씬 길어 경쟁력을 갖췄다는 분석석이 나온다.
2023 캐스퍼.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캐스퍼 일렉트릭은 배터리와 동력계 등 핵심 부품을 레이EV와 공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EV는 비교적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최고 출력 87마력, 최대토크 14.9㎏·m의 전기모터를 장착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레벨2 운전자 보조시스템과 360도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 운전자 편의 기능이 다양하게 제공될 전망이다. 레이EV의 실구매가(보조금 포함)는 2000만원대 초중반, 캐스퍼 일렉트릭 역시 2000만원대 초중반으로 예상된다.가격 변수는 전기차 보조금이다. 최근 환경부가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에 따르면 배터리 밀도와 자원 순환성에 따라 보조금이 차등 지급된다.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보조금 개편안 영향을 받는다. 다만 정부가 경차·초소형차 등에는 적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캐스퍼 일렉트릭은 보조금 감액을 피할 전망이다. 보조금은 오는 15일까지 행정예고와 의견 수렴을 거친 후 다음달 중순께 확정된다.
기아 전기 경형 SUV '레이 EV'. 사진제공=기아
기아 2월 납기표에 따르면 레이EV는 신차 출고까지 5~6개월가량 걸린다. 지금 계약하면 7~8월쯤 인도받을 수 있다. 때문에 비슷한 시점에 출시될 캐스퍼 일렉트릭을 기다려보겠다는 소비자들도 있다.

전기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캐스퍼 일렉트릭과 레이EV 중 어떤 차를 구매해야 할지 고민된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레이EV는 넓은 실내 공간을 자랑하지만 주행거리는 캐스퍼 일렉트릭이 길다. 도심 주행용 세컨드카 목적이라면 레이EV가 낫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주행거리가 긴 캐스퍼 일렉트릭을 기다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LFP 배터리는 특히 겨울철 저온에서 성능이 더 떨어진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직원들이 광주광역시 공장에서 현대자동차 캐스퍼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임동률 기자
캐스퍼를 위탁 생산 중인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지난 5일부터 전기차 양산체제를 위한 시험생산에 돌입했다. 출고 차량과 같은 과정을 거쳐 생산하고 성능과 품질을 점검하는 과정으로 완벽한 품질의 자동차 생산을 위한 절차다. 올해 생산 목표 대수는 모두 4만8500대로 상·하반기 비슷한 비율로 나눠서 생산한다. 하반기엔 1만7000대를 전기차 생산으로 채울 예정이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