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 빼려면 필수' 美 해병대도 싹쓸이…매일 1억 넘게 버는 인바디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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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성분분석기 대명사 인바디헬스클럽에서 ‘몸짱’(몸매가 좋은 사람)들이 매일 쓰는 게 있다. 바로 체성분 분석기 인바디. 새해 첫 행보로 뱃살과 ‘이별할 결심’을 한 직장인, 대학생, 가장, 주부들이라면 꼭 마주해야 하는 기계다. 전 국민이 브랜드를 알고 있을 정도로 친숙하고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이 유력하다.
교보증권 “작년 영업이익 420억”
사측 “체성분 빅데이터 솔루션 준비
미국·호주·싱가포르 공략 강화”
올해 매출 2000억원 도전
증권가 “목표주가 4만1000원”
인바디는 차기철 대표(미국 유타대학교 대학원 생체공학 박사)가 1996년 5월 15일 설립했다. 차 대표는 미국 유타대학교 유학 시절 ‘생체 전기저항 분석법’ 관련 논문을 읽고 이를 고도화 시키기 위해 작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체중과 BMI(Body Mass Index·체질량지수)만을 건강지표로 삼던 시기에, 근육과 체지방 등 체성분의 균형과 흐름이 우리 몸을 근본적으로 정확하게 살펴볼 수 있는 항목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당시 방사선을 이용해 체성분을 측정하는 덱사(DEXA)라는 장비가 있었지만, 비용과 물리적 이유로 병원에서 일부 사용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고 비만 치료 산업이 크게 발전할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회사를 세운 것이다.
1대당 1000만원 넘는 인바디770 … 美 해병대에도 납품
차 대표는 인바디의 전신인 바이오스페이스를 1996년 설립, 세계 최초 부위별 직접 측정과 다주파수 측정을 함께 구현한 전문가용 체성분 분석기 인바디2.0을 상용화했다. 1990년대 후반 병·의원 및 피트니스 센터 등으로 빠르게 침투했고, 이 기세를 몰아 2000년 12월 14일 코스닥 상장했다. 2014년 사명을 브랜드명과 동일하게 인바디로 바꿨고, 2018년 무역의 날 3000만불 수출의 탑도 수상했다. 2019년엔 매출 ‘1000억원 클럽’에 가입했다. 2000년 미국과 일본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고, 최근 일본 병원에 도입된 의료용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체성분 분석기 중 90% 이상의 점유율로 사실상 독주다. 미 해병대에는 고가 제품인 인바디770(평균 가격 1700만원)이 300여대 납품된 적도 있다. 인바디는 해외 12개 법인, 110여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고 전체 매출 중 70% 이상이 해외서 나온다.
주로 체성분 분석기, 체수분 측정기, 혈압계, 가정용 체성분 분석기 등이 주요 수익 모델이다. 천안 제1공장과 제2공장(혈압계)에서 생산돼 중국 일부 고객처를 제외한 전 세계로 수출한다. 또한 인바디 결과를 누적 관리하기 위한 관리자용 소프트웨어도 수익 모델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신성장동력은 무엇일까. 17일 인바디 관계자는 “첫째 하드웨어를 통해 축적된 1억개 이상의 체성분 빅데이터에서 기회를 잡겠다”고 답했다. 체성분 데이터는 전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인바디 체성분 분석기 중 인바디 클라우드 서버에 연결된 장비를 통해 수집되는 데이터도 모든 측정자의 동의를 얻어 수집된다. 사측은 지난달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체성분 빅데이터 솔루션을 첫 공개했다.
헬스케어 솔루션 LB트레이너 주목 … 해외 시장 공략도 강화
특히 ‘CES 2024’ 스포츠&피트니스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LB트레이너는 퍼스널 트레이너를 위한 헬스케어 솔루션이다. 상·하체의 근육, 지방, 순환 점수를 계산해 운동 강도 및 유형, 목표에 따른 체성분 변화를 주(週) 단위로 예측하는 ‘AI(인공지능) 체성분 변화 예측’이다. 모든 기능이 1억개 이상의 체성분 데이터와 2000만개에 가까운 트랙킹 데이터로 이뤄진 인바디만의 체성분 데이터셋 및 AI 기술로 가동된다. 해당 기능을 통해 시각화된 데이터로 운동 목표에 잘 도달하는지 알 수 있어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도움을 준다. 이 외에도 자세 측정 평가, 음식 탐지 및 양 추정 등의 기능이 탑재돼 있다. 인바디에 따르면 ‘CES 2024’ 부스 방문 관람객 55%가량이 글로벌 기업의 C레벨급 고위 관계자로 B2B(기업 간 거래) 문의가 많았다고 한다. 인바디는 체성분 빅데이터 솔루션 출범을 준비 중이다. 기업 대상으로는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 제공 방식을 통해, 체성분 데이터가 기업별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에 도움 되는 생태계를 조성 중이다. 지난해 9월 NH농협생명 등과 초개인화 헬스케어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바 있다. 가정용 체수분측정기 솔루션은 연내 출시 예정이다. 인바디 체성분 데이터와 임상시험 중인 유방암 환자 체수분 데이터를 기반으로 림프부종 발병을 예측하고 질환 상태의 기준을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둘째, 해외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선다. 2022년 기준 전체 매출 중 76%가 해외에서 발생하는데 지난해 메디컬 사업을 집중적으로 수행하는 미국 동부 BWA 법인(인바디 BWA)를 설립해 영업 초기 단계에 들어갔으며, 호주와 싱가포르 법인도 같은 해 설립해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셋째, 메디컬 시장으로의 영토 확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바디를 이용한 연구활동이 증가하면서 연간 수백 편의 논문이 발표되고 있는데, 의료·영양·스포츠·비만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바디 활용 논문은 전 세계적으로 5500여편이 발표됐다. 신장내과의 경우 인바디를 활용해 신장질환, 혈액투석, 복막투석, 만성신장질환, 급성신질환, 신장이식 환자의 체성분을 살펴보고 질환의 경과 등을 확인한다. 사측은 “전문가용 체성 분분석기 인바디380, 인바디580과 가정용 체성분 분석기 인바디다이얼H30도 있다”고 했다. 인바디는 체성분 분석기 외에도 악력계 등 건강 필수 모니터링 장비 라인업 강화를 앞두고 있다.
올해 2000억 매출 도전장 … 부채비율 10%대 그쳐
이러한 신성장동력을 바탕으로 올해 매출 2000억원 시대를 연다는 각오다. 인바디는 최근 3년간 실적이 우상향이다. 2020년 매출 1071억원, 영업이익 191억원에서 2022년 매출 1600억원, 영업이익 40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49.39%, 113.09% 뛴 것이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매출 1710억원, 영업이익 420억원으로 추정했다. 증권사 추정치가 맞다면 하루 약 1억2000만원씩 버는 꼴이다. 3년(2020~2022년) 평균 부채비율 11.2%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3%다.
총 주식 수는 1368만3782주로 차기철 대표 외 특수관계인 7인이 지분 28.7%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피델리티가 지분 9.99%, 피델리티 펀드가 지분 지분 6.68%를 갖고 있다. 자사주는 4.80%다. 주주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인바디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해외 공략 및 유망한 벤처기업에 투자하며 성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꾸준히 배당금(2018년 120원→2022년 300원)을 늘려가고 있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봐달라”고 답했다. 인바디의 2022년 배당수익률은 1.64%로 같은 해 배당금을 지급한 코스닥 상장사 594곳의 평균 배당수익률(1.88%)보다 낮다. 사측은 “오랜 기간 하드웨어 중심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었다”며 “체성분 분석기 침투율이 낮은 국가에서 시장 선점 및 점유율을 확대하는 등 수출 비중을 높일 것이다”고 말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체수분 측정기를 활용한 의료영역에서의 활용 사례를 늘려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소프트웨어 사업 모델을 추가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자신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 매출 확대, BWA 체수분 분석기 등 메디칼 기기 매출 증가 기대, LB트레이너 등 구독형 앱 출시가 투자 포인트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매출 1938억원, 영업이익 474억원을 전망했다. 목표주가는 4만1000원을 제시했다. 현 주가(16일 종가 2만6800원) 대비 52.99%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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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