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생명공학 업계 펀딩 가뭄 2년 '끝'…신생업체 어려움은 여전

지난달 약 8조원 조달…2021년 2월 사상 최고치 이후 최다
IPO도 '기지개' 조짐…초기 단계 기업들 큰 관심 못 받아
미국의 생명공학 기업들을 덮쳤던 약 2년간의 자금조달(펀딩) 가뭄이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간) 생명공학 기업들이 팬데믹 중반기의 최고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자금 조달에 성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지난달에 주식 발행시장(ECM)에서 62억달러(8조2천억원)를 조달했다.

이는 2021년 2월의 사상 최고치 이후 가장 많다. 이들 중 대부분인 56억달러(7조4천억원)는 이미 상장된 회사에서 조달됐다.

하지만 기업공개(IPO)도 속도를 내고 있으며, 최근 활발한 인수합병 등을 감안하면 IPO는 더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한 사례로 미국에 본사를 둔 항암제 개발 전문기업인 CG 온콜로지(CG Oncology)의 주가는 지난달 말 거래 첫날 96%나 급등한 바 있다. 지난 2년간 많은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일자리를 줄이거나 프로젝트를 보류하고, 일부는 폐업마저 한 상황을 비춰보면 이는 급격한 반전이라고 FT는 전했다.

최근 주가 반등과 함께 조만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개시 기대감, 인수합병 활기 등으로 자금 조달이 수월해진 면이 있다.

SPDR S&P 바이오텍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팬데믹 시대의 신약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이 후퇴하면서 2021년 최고치에서 거의 3분의 2 폭락했다. 그러나 금리가 정점에 이른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난해 10월 말 이후로는 약 40% 반등했다.

그러나 펀딩에 성공한 기업 대부분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앞서 있는 업체들이며, 투자자들은 초기 단계 기업 지원에는 신중한 자세다.

모더나와 바이엘의 지원을 받는 전임상 시험 기업인 메타게노미(Metagenomi)는 지난주 IPO 가격을 목표 범위의 최저 수준으로 책정했는데도 지난 9일 첫 거래일에서 31% 급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