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처럼 이어진 8개의 웅장한 봉우리…고흥 팔영산 명승 된다

문화재委, 명승 지정 검토 안건 '가결'…"다도해 절경을 한눈에"
거대한 기암괴석 봉우리가 병풍처럼 이어지며 절경을 이루는 전남 고흥 팔영산 일대가 명승이 된다. 14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 산하 천연기념물 분과는 최근 회의를 열어 '고흥 팔영산'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할지를 검토해 안건을 가결했다.

고흥 팔영산은 고흥을 대표하는 10가지 볼거리 이른바 '고흥 10경(景)'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유영봉(491m), 성주봉(538m), 생황봉(564m), 사자봉(578m), 오로봉(579m), 두류봉(596m), 칠성봉(598m), 적취봉(608m) 등 8개의 봉우리가 어우러져 수려한 경관을 이룬다.
고흥군에 따르면 본래 이름은 팔전산(八顚山)이었으나, 김정호(1804년 추정∼1866년 추정)가 만든 '대동여지도'에는 한자 '신령할 령'(靈) 자를 넣은 '팔령산'으로 표기돼 있다.

팔영산 일대는 다도해의 절경을 볼 수 있는 명소로 특히 잘 알려져 있다.

산 정상에 오르면 다도해의 풍경과 고흥반도 일대를 조망할 수 있어 경관이 뛰어나다. 아래에는 호남 지방의 4대 사찰로 꼽히는 능가사가 있어 역사·문화적 가치도 크다.

1998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가 2011년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편입되면서 현재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팔영산 지구로 관리되고 있다.
지난해 명승 지정을 위한 조사에 참여한 한 문화재위원은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8개의 봉우리에서 다도해의 절경을 조망할 수 있어 경관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고려시대 역관이던 유청신이 왜적의 침입을 피해 숨어들었다는 '유정승피난굴' 과 근대기 의병 항쟁 전적지인 '만경암지' 등을 함께 체험할 수 있어 역사 교육 장소로 확대해 활용할 수 있는 가치도 높다"고 말했다.

문화재전문위원을 지낸 또 다른 전문가는 "역사적, 학술적, 경관적 가치를 모두 포함한 산으로 명승 지정에 적합하다 판단된다"는 의견을 냈다.

문화재청은 내부 검토를 거쳐 조만간 정부 관보를 통해 명승 지정 예고 사실을 알릴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