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제 가족 수사 대상 되면서 5·18 고통 피부로 이해"

"40여년 흘렀지만 5.18항쟁 여전히 진행 중"
"광주시민 생각하며 제 가족 고통 위로 받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위해 민주의문을 들어서고 있다. / 사진=뉴스1
22대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을 선언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국립 5·18 묘지를 찾아 "저와 제 가족, 함께 했던 주변 분들이 죽음 같은 수사의 대상이 되면서 뒤늦게 그 고통과 분노를 피부로, 몸으로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광주 5·18 묘지를 참배한 뒤 "5·18 항쟁, 광주의 역사는 제 삶의 가장 중요한 이정표 중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 역사가 오늘 아침 저에게 조금은 다르게 다가온다. 무척 무겁게 느껴진다"며 "40여년이 흘렀지만 5.18항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구나라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곳 광주시민을 생각하며, 저와 제 가족이 겪은 고통을 다시금 떠올렸다"면서 "어쩌면 위로를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죄송하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여기 망월묘역에 계신, 먼저 가신 분들을 생각하면서 고통과 분노조차도 좋은 세상을 위한 열망의 에너지로 바꿔야겠다는 용기를 한 번 더 낼 수 있었다"며 "저는 오늘
예전의 조국으로 돌아갈 다리를 불살랐다"고 말했다. 이어 "무도하고 무능한 검찰 독재정권과의 싸움에 맨 앞에 서겠다"며 "광주시민, 대한민국 주권자를 유린하는 세력에게는 한 치도 타협하지 않고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은 전날 자기 고향인 부산을 찾아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지난 8일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지 5일 만이다.

조 전 장관은 재판이 진행되면서 법률적 해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비법률적 방식으로 저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냐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며 총선 출마를 시사해왔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