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성장률 2.2% 유지…물가 전망 2.6→2.5%

"강한 수출 회복세에도 내수 부진은 심화"…수정 전망
물가상승세 '상고하저' 흐름…민간소비 개선은 요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로 유지했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민간소비 전망치는 소폭 하향 조정했다.

내수 둔화에 따라 물가 전망도 같이 낮아졌다.

KDI는 14일 이런 내용의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 올해 수출은 회복세…민간소비는 개선 기대 어려워
KDI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11월 내놓은 전망에서 바뀌지 않았다.

반기별로는 상반기에 2.3%, 하반기에 2.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2.2%로 같다.

한국은행은 이보다 낮은 2.1%, 국제통화기금(IMF)은 소폭 높은 2.3%를 제시했다.

KDI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부문별로는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강건한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내수 증가세는 약하다는 것이다.

KDI는 총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4.7%로 0.9%포인트 높였다.

경상수지 흑자 폭 전망치도 기존보다 136억달러 확대된 562억달러로 수정했다.
반면 내수 부진은 심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민간소비는 기존 전망(1.8%)보다 하향 조정해 1.7%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 소비와 서비스 소비 모두 부진한데 특히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 상품 소비가 더 위축된다고 봤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0.1%포인트 낮춘 2.3%로 전망했다.

최근의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건설투자는 1.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봐, 기존 전망(-1.0%)보다 하향 조정 폭이 컸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민간소비 부진의 원인인 고금리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올해는 민간소비가 개선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물가상승률 상반기 2.9%·하반기 2.3% 전망
소비자물가는 올해 2.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존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춘 것이다.

내수 부진으로 물가 상승세가 기존 전망보다 다소 빠르게 둔화할 것이라고 KDI는 판단했다.

특히 상반기(2.9%)보다 하반기(2.3%)에 낮아지고, 올해 말에는 물가 상승세가 물가안정목표(2.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상반기에 역대 최대 수준으로 재정을 집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런 기조는 예년에도 지속돼 왔기 때문에 물가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은 2.3%로 예상했다.

정 실장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질문에 "물가 흐름이 전망했던 수준으로 간다면 정책 기조를 조정하는 논의도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하반기 들어 낮아지는 물가 상승세 흐름이 유지된다면 기준금리를 낮출 수도 있다는 의미다.

올해 두바이유 도입 단가 전제는 배럴당 84달러에서 81달러로 낮췄다.

◇ '중국 리스크' 발현 시 성장률 2.0% 내외로
KDI는 대외 위험 요인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과 중국 경기가 부동산 부문을 중심으로 급락할 가능성을 꼽았다.

정 실장은 "중국 성장세가 얼마나 빨리 둔화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예상과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면 성장률이 2% 내외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내적으로는 부실 건설업체의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건설 투자의 부진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간 선거 전례를 비춰볼 때 4·10 총선이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은 작다고 봤다.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의 결과는 변수지만 올해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