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매체 "기시다, 내달 회담 검토"…韓日정부 "추진되는것 없어"(종합2보)

내달 20일 MLB 서울 개막전 맞춰 기시다 방한 가능성 보도…대통령실은 신중 입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다음 달 중순 한국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이 일본 내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현지 매체가 14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국과 일본 정부 모두 해당 보도에 대해 "현재 추진되는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 민영방송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다음 달 20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개막전에 맞춰 방한해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개막전인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경기에는 '일본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올해 이적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정상이 해당 경기를 함께 관람할지도 관심을 끈다.

FNN은 기시다 총리의 방한과 관련해 "한국에서는 4월 총선이 있어 일본 측은 한일 협력에 적극적인 윤 대통령을 뒷받침하려는 목적이 있다"며 "(일본 측은) 긴밀한 관계를 보이기 위해 방문을 제안하고 있으며 정세를 끝까지 지켜본 뒤 최종 판단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한일 정상회담을 놓고 양국 정부 간에 진지하게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라기보다는, 일본 내부의 아이디어 차원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일본 국회의 정부 예산안 심의·가결 일정 등을 고려해도 기시다 총리 방한 가능성이 크게 높지 않다는 이야기도 일각에서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시다 총리 방한 및 한일정상회담과 관련해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논의 사실 자체가 없느냐'는 물음에도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반복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도 이날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그런 사실은 없다"면서 "어쨌든 한일 양국은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 대응에서 파트너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국가이므로 한국과 계속 여러 면에서 긴밀히 의사소통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일 정상은 지난해 '셔틀 외교' 재개에 합의하면서 윤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일본을 방문했고 이어 기시다 총리가 2개월 뒤 한국을 찾았다.

한일 정상은 이를 포함해 지난해 총 7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올해 첫 한일정상회담이 다음 달 중순 개최될 경우, 지난해 11월 16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대좌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회담 성사 시 양국 정상은 북한의 계속된 무력도발 및 북핵 대응 방안과 경제 협력, 한미일 협력 공고화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KBS 특별대담에서 기시다 총리에 대해 "아주 정직하고 성실한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매사에 진정성이 있는 정치인"이라면서 "둘 사이에서 어떤 합의나 약속을 하게 되면 그걸 반드시 지키는 그런 지도자라고 본다"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기시다 총리의 방한 일정을 두고 다음 달 하순으로 우리나라가 추진 중인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일정을 주목하기도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참석할 경우,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겸해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