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제품 늘리는 알리…쿠팡과 한판 붙는다
입력
수정
지면A8
수수료 면제로 입점사 대거 유치알리익스프레스가 최근 ‘K베뉴’라는 코너를 만들어 한국산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것은 쿠팡 SSG닷컴 등 국내 e커머스 강자들과 경쟁하겠다는 신호탄이다. 같은 제품을 대거 알리익스프레스에 유치해 국내 기업들과 가격 및 배송 경쟁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로 유통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韓제품 확보 능력은 아직 뒤처져
14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K베뉴에 입점하는 한국 제조사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산인 K베뉴 상품들은 국내 제조사가 국내 물류센터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바로 배송한다. 현재 LG생활건강과 애경, 한국P&G 등 20여 개사 제품이 들어와 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최근 한국 판매자에게는 입점·판매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입점 기업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알리익스프레스가 K베뉴에 집중하는 배경엔 약점으로 꼽히는 ‘품질 논란’을 피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에서 직접 소싱해 온 초저가 상품뿐 아니라 한국에서 만든 고품질 상품을 함께 취급해 국내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K베뉴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의 강점인 ‘초저가’를 내세우기 어렵다는 점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그동안 중국산 제품을 싸게 들여오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한국산 제품에선 알리익스프레스보다 구매력(바잉파워)과 시장 점유율이 높은 국내 기업에 비해 열위에 놓여 있다. 실제로 동일한 제품이 쿠팡 등에서 더 싸게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배송에서도 국내 e커머스 기업들이 아직은 우위를 점하고 있다. 국내에서 배송되는 K베뉴 제품은 통상적으로 주문 후 사흘 내에 배송된다. 하지만 국내 e커머스 기업들은 이미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이 가능한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국산 제품의 소싱 및 배송에선 기존 국내 업체들이 유리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자본력을 갖춘 알리익스프레스가 공격적으로 물류 등에 투자할 경우 얼마든지 판도는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