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편집숍 보틀벙커 탄생 주역, "매출 절반이 MZ…마트 유입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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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은 롯데마트 주류부문장“보틀벙커 이용객 중 50% 이상이 최근 1년간 롯데마트를 방문한 적 없는 고객입니다.”
"멤버십 도입, 충성고객 만들 것"
이영은 롯데마트 주류부문장(사진)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와인 박람회 ‘비넥스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보틀벙커가 롯데마트의 신규 고객을 대거 끌어들이는 성공적인 ‘킬러 콘텐츠’란 얘기다. 이 부문장은 롯데마트가 2021년 12월 처음 선보인 와인 전문 매장인 보틀벙커 탄생의 주역으로 꼽힌다. 보틀벙커 출범을 위한 태스크포스(TF)였던 ‘프로젝트W팀’을 이끌었고, 지난해 11월 롯데마트 사상 최연소 주류 부문장이 됐다.유통업계에서 보틀벙커는 오프라인 매장 트렌드를 바꾼 ‘게임 체인저’로 통한다. 오프라인 매장만 가능한 주류 특화 매장으로 승부한 전략이 통했다. 보틀벙커의 성공 이후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경쟁 유통사들은 앞다퉈 대형 와인 편집매장을 열었다. 보틀벙커는 소비자 체험형 콘텐츠도 강화해 차별화했다. 와인 입문자들이 와인 구매 전 시음해볼 수 있는 ‘테이스팅 랩’을 설치한 게 대표적이다. 초고가의 ‘그랑 크뤼’ 섹션을 별도로 만들어 와인 마니아들도 끌어들였다. 이 부문장은 “2020년 12월 강성현 대표 취임 후 폭발적으로 커져가는 와인 시장을 선점해 신규 고객층 유입을 이끌어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게 보틀벙커”라고 설명했다.
보틀벙커를 내세운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2021년 12월 보틀벙커 1호점이 문을 연 서울 제타플렉스 잠실점은 이듬해 와인 매출이 전년 대비 500% 급증했다. 2022년 1월과 3월 각각 보틀벙커 매장을 연 경남 창원중앙점과 광주 맥스 상무점의 2022년 주류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2배, 7배 늘었다. 오프라인 매장을 찾지 않던 젊은 층 유입 효과가 컸다. 지난해 보틀벙커 전체 매출에서 20·30대 구매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로 40·50대(40%)를 넘어섰다.
보틀벙커는 최근 멤버십도 도입했다. 구매금액에 따라 등급이 정해지는 멤버십 회원은 와인 제공·무료 배송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와인 애호가들을 롯데마트의 충성 고객으로 만들겠단 전략이다. 이 부문장은 “백화점의 VIP 마케팅과 같다”고 했다.그가 비넥스포를 찾은 것은 새로운 와인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이 부문장은 “현장에서 직접 시음해보고 협상하는 것은 눈으로만 보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프랑스 3대 와인 기사 작위로 꼽히는 ‘코망드리’ 작위를 받은 국내 대표 와인 전문가다.
파리=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