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수소운반 시장 '찜'한 HD한국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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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日기업 등과 공동 개발HD한국조선해양이 차세대 친환경 선박 중 하나로 대형액화수소운반선(조감도)을 점찍고 독자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조선사의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에서 프랑스 엔지니어링업체 GTT에 선수를 뺏겼지만, 미래 선박에서만큼은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영하 253도' 저장 기술이 관건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호주 에너지기업 우드사이드에너지, 현대글로비스, 일본 선사 MOL과 액화수소 운동 공급망을 함께 개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14일 발표했다. 협약에 따라 4개사는 2030년까지 수소를 운송할 수 있는 화물창, 엔진 시스템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액화수소운반선의 최대 기술적 난제는 수소를 액체로 바꿔 보관하는 액화수소 화물창이다. 액화수소는 기존 LNG 화물창보다 100도가량 낮은 영하 253도의 환경에서 운반해야 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액화수소 전용 화물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HD한국조선해양이 화물창 개발에 서둘러 뛰어든 이유는 GTT보다 ‘초격차 기술’을 먼저 확보하자는 전략에서다. LNG 화물창 설계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지닌 GTT는 한국 조선사로부터 LNG 운반선을 건조할 때마다 척당 5%의 설계료 등을 받고 있다. 최근 LNG 운반선 가격이 2억6000만달러(약 35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170억원 안팎에 달한다. 이렇게 조선 3사가 GTT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연간 수천억원 규모다.
대형액화수소운반선 수요는 상당할 전망이다. 수소에너지 수요뿐만 아니라 동력원으로 수소를 활용하는 선박인 만큼 ‘탄소 중립’ 시대에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