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국·연준, 예상 웃돈 물가에 실망한 '시장 달래기' 나서

옐런 재무장관 "사소한 변동에 장기 추세 못보는 것은 엄청난 실수"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 "물가 지표, 여전히 연준 목표치 경로에 있어"
ECB 부총재 "인플레 목표 향해 가고 있어…지표 긍정적"
미 행정부 고위 관리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가 최근 예상을 웃도는 물가지표에 시장이 요동치자 잇따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연준의 목표로 가는 경로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의 이러한 언급은 전날인 13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애초 예상을 웃돌면서 시장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가 줄고, 그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채권금리가 급등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전날보다 0.96% 상승한 5,000.62를 기록, 5,000선을 회복하는 등 뉴욕 증시는 하루 만에 일제히 반등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디트로이트 이코노믹 클럽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전날 발표한 1월 CPI 수치가 "조금 높았다"면서 "사소한 변동에 집중해 장기적이고 더 큰 추세를 보지 못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라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급등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 2%에 거의 부합하는 수준까지 둔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갈수록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정상화되고 임금이 계속해서 인상됨에 따라 미국 가계는 이 시기가 지나간 후 더욱 안정감을 느끼게 되고, (그런 상황이) 더욱 발전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펜실베이니아주와 미시간주를 방문 중인 옐런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보건과 에너지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스탄 굴스비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 지표가 향후 몇 달간 예상보다 소폭 높게 나올 수도 있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 2%에 부합하는 경로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알려진 그는 이날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금리 인하는 목표로 가는 경로에 있다는 자신감과 연결돼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올해 통화 결정 투표권이 없는 굴스비 총재는 한 달 수치로 인플레이션 추세를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는 CPI가 아닌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기준으로 한다고 강조한 뒤 이들 두 지표는 "어느 정도 크게"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12개월 기준 인플레이션이 2%를 달성한 이후 금리인하를 시작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현재 연준의 정책 기조는 "꽤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루이스 데긴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크로아티아의 HRT1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를 감안할 때 현재 ECB가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달성하기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지표들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지금까지의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과정이 상당히 명확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상황의 진전에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데긴도스 부총재는 ECB가 통화 완화 정책을 안전하게 시작하기 위해서는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면서 급격한 임금 상승, 기업 이익 증가, 지정학적 긴장을 여전히 물가 상승을 재점화할 수 있는 리스크(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