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사건'에 벤투 재조명…그가 이강인 외면했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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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이강인 외면한 벤투 소환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PSG)의 충돌설에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의 '이강인 기용 논란'이 재조명되고 있다.
15일 스포츠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강인을 기용하지 않았던 벤투 감독의 과거 행보가 회자되고 있다.누리꾼들은 "벤버지(벤투+아버지)는 다 알고 있었나 보다", "벤투 재평가 시급하다", "벤투는 개인 실력보다 원팀이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묵묵히 걸어갔다" 등 반응을 내놓고 있다.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 재임 시절 이강인 기용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여왔다. 이강인은 월드컵을 앞둔 2022년 9월 1년 6개월 만에 A매치 대표팀에 발탁되자 "뛸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으나, 교체 명단에만 이름을 올렸을 뿐 벤치를 지켜야 했다.
월드컵을 앞둔 평가전에서 이강인을 기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정점을 찍었다. 이강인은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했고, 경기장을 채운 6만여명은 "이강인"을 연호했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은 경기 중 선수 5명을 교체하면서도 이강인을 외면했다. 당시 그는 "경기 중에 팀이 어떤 부분을 필요로 하는지 분석하는데, 이강인보다 다른 선수들을 투입하는 게 더 좋은 선택이라고 판단했다"며 "A매치 2경기 모두 이강인이 출전하기 적합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당시 손흥민도 "강인이는 좋은 선수"라면서도 "강인이만을 위한 팀이 되면 안 된다. 감독님도 분명히 생각이 있으셨을 거다. 그런 결정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감독을 감쌌다.
이강인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을 개선하고 발전한 모습을 보이면서 기용됐다. 그는 조별리그 1차전 우루과이전과 2차전 가나전에서 교체 투입됐다. 특히 가나전에서는 0-2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교체 출전 1분 만에 조규성의 헤딩골을 만들어내며 2-2 무승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전날 영국 매체 더선을 통해 최근 아시안컵 준결승전인 요르단전 전날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 사실이 알려졌다. 이강인 등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하고 싶다고 하자 손흥민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언쟁과 몸싸움이 발생했고, 다른 선수들이 말리는 과정에서 손흥민은 손가락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대한축구협회도 이를 인정했다. 특히 이강인은 자신의 멱살을 잡은 손흥민을 향해 주먹을 날린 것으로 전해진다. 손흥민을 이를 피했다. 이후 손흥민 등 고참 선수들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게 이강인을 요르단전에서 제외할 것을 요청했으나, 그는 받아들이지 않았다.논란이 일자 이강인은 같은 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가 앞장서서 형들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