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높은데 더 높인다?...대만 "상장사 PBR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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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기업 자체적 PBR 관리하도록 요구15일 린시우밍(Lin Xiuming) 대만 증권거래소 회장은 갑진년을 맞이한 신년사에서 기업들의 PBR을 검토하여 자본시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보 공시 강화 및 기업 지배구조 대책 지도
이날 린시우밍 회장은 세계 시장에서 대만의 주요 위치를 강화하기 위해 증권 거래소는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먼저, 기업가치 제고 및 시장 규모 확대에 나선다. 대만 증권 거래소는 기업의 건전성 최적화, 산업 고도화 지원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국내외 자금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업이 자사의 주가순자산비율인 PBR을 검토하게 하고 기업의 지배구조 대책과 지속 가능한 정보 공개를 강화하도록 지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주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도록 회사들을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대만 증권 거래소는 액티브 및 다중 자산 ETF, 국경 간 ETF, 펀드 구조 REIT 등 보다 다양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시장 참여자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증권 거래소의 이같은 움직임은 도쿄 증권 거래소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해석된다. 과거 도쿄 증권 거래소는 일본 상장 기업에 PBR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요구했다. PBR 1 미만인 회사의 경우 시간 내에 개선을 해야 한다. 한도를 설정하고 개선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그 결과가 유효하지 않을 경우 2025년 3월까지 상장폐지 처분을 받게 조치했다.실제로 일본 금융당국과 도쿄 증권 거래소의 일본 증시 부양 움직임을 바탕으로 닛케이 지수는 장중 3만 8천 대를 넘기며 1990년 1월 거품 경제 붕괴 이후 34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만 증시의 PBR은 지난달 말 기준 2.1을 기록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 가운데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증시의 PBR인 0.9와 비교된다. 시가총액 20위 기업 중에 PBR 1배 미만인 기업도 한국은 12개인데 비해 대만은 1개에 불과하다. 과거부터 대만은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움직임을 이어왔다.
1998년 기업의 초과 이익에 대한 유보세를 도입했고 투명한 기업 배당 정책 공시 의무화를 진행했다. 실제로 납입자본금 이상의 이익을 유보할 경우 초과 이익에 대해 10%의 추가 법인세를 부과한 것이다. 고배당을 위한 움직임으로 대만의 배당률은 연 4.6%로 한국(2.2%)의 2배를 훌쩍 뛰어넘었다.적극적인 정책과 움직임을 통해 증시 부양과 기업 관리에 나서던 대만 역시 PBR 관리에 뛰어드는 등 당분간 동북아시아 증시 부양책 움직임 동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만 가권은 현재 오후 1시 38분 기준 2.95% 상승한 18,630.44에 거래되고 있고 TSMC 역시 7.89% 강세를 보이며 거래 중이다.
김동하기자 hd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