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 전력강화委, 클린스만 경질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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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 결단만 남아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협회에 건의했다. 지난해 2월 말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1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을 처지에 몰렸다.
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과 등을 논의하고,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은 위원회 이후 브리핑을 열어 “여러 가지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위원회의 판단이 있었고,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발표했다.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중순부터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도전했으나, 이달 7일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지며 탈락했다. 역대 최고 전력을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과 더불어 클린스만 감독의 잦은 해외 체류 등 태도 논란도 이어지며 경질 여론이 거세졌다. 여기에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중심으로 선수들 사이에 내분이 있었던 것이 드러나면서 클린스만 감독의 팀 관리 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황보 본부장은 “위원회에서 아시안컵 준결승 때 (조별리그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난 팀을 상대로도 전술적인 준비가 부족했고, 재임 기간 선수 선발과 관련해 감독이 직접 다양한 선수를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단 관리와 관련해선 팀 분위기나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지도자로서 규율과 기준을 제시하는 데 부족했음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 운영에 대한 조언·자문을 목적으로 설치된 기구로, 감독 거취 등을 직접 결정할 권한은 없다. 전력강화위 결과에 앞서 13일 열린 경기인 출신 임원회의에서 나온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축구협회 집행부가 조만간 결정을 내리는데, 사실상 정몽규 회장의 결단만 남았다.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의구심 속에 한국대표팀과의 동행을 시작한 바 있다. 계약 기간은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였고, 계약에는 경질 시 잔여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진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은 29억원 안팎으로, 축구협회는 약 7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