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수장 "집단방위는 나토 핵심…당연히 모든 동맹에 적용"

트럼프측 '방위비 규모따라 차등 보호' 주장 반박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15일(현지시간) "집단방위에 관한 조약 5조는 나토의 핵심 근간이며 당연히 모든 동맹국에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동맹 전부를 보호하거나 방어하지 않겠다는 주장은 우리 모두의 안보와 전방에 있는 장병들을 위태롭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나는 모두를 위해, 모두는 하나를 위해'(One for all and all for one) 원칙은 나토의 핵심"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5조 적용 대상을 구분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측의 이른바 '등급화된 동맹'(tiered alliance)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나토 5조는 설립의 근간이자 집단방위체제를 상징하는 조약이다.

회원국 중 하나가 공격받으면 나토 전체를 공격한 것으로 간주, 무력 사용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경선 유세 과정에서 자신이 백악관으로 복귀하면 나토 방위비 목표치인 국내총생산(GDP)의 2%를 달성하지 않은 회원국은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정책 고문인 키스 켈로그 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총장도 전날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방위비 기준 목표에 미달하는 경우 5조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쉽게 말해 나토 회원국을 1·2군으로 나눠 차등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부터 불만을 제기해온 '저조한 방위비 분담률'을 보이는 유럽 국가들을 겨냥한 것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다만 트럼프발(發) 불안감에 유럽에서 '전략적 자율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유럽이 국방 분야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그것이 나토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나토 준비 태세를 강화하는 길"이라고 짚었다.

이어 "북미로부터 유럽 동맹을 분리하려는 어떠한 방향도 추구해선 안 된다"며 "나토는 유럽과 북미 동맹이 함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미 의회의 우크라이나 지원안 처리도 거듭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안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데 대한 영향을 이미 목격하고 있다"며 "미 하원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에 합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나토 국방장관들은 이날 회의에서 각국의 방위비 지출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지출 목표치 달성을 가속할 방안을 논의한다. 유럽 회원국들의 탄약 생산 확대 방안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도 다룰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