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지속가능 경영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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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S9
(68)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주주자본주의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개념입니다. 기업의 역할을 규정하는 두 개의 방법론임에도 수능에서 다룬 적은 없죠. 비문학 지문 등으로 언제든 출제가 가능할뿐더러 논술에서도 꼭 알아야 할 개념이죠.
먼저 문제를 내볼게요.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요? 기업을 만든 사람 것이라고 한다면 어느 정도 맞습니다. 한 창업자가 회사를 만들었어요. 자신의 돈 100%로 세운 회사죠. 그런데 회사가 크면서 기계도 들이고 사람도 더 뽑고 해야 하다 보니 투자를 받게 됐어요. 주식회사를 만들고, 자신의 지분을 팔아 투자를 받게 되죠. 그럼 지분 비율은 떨어지겠죠. 그래도 51%의 지분을 갖고 있다면 나머지를 다른 사람이 갖고 있어도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어요.창업자이자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쥐고 있다고 해서 나머지 49%의 이익을 완전히 무시할 수 있을까요? 그럴 순 없습니다. 주주의 가치를 지켜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이죠. 주주자본주의는 여기서 등장합니다. 회사의 주인은 주주고, 회사는 주인의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죠.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밀턴 프리드먼이 주창한 개념입니다. 이익을 받는 만큼 책임도 주주에게 있습니다. 회사는 배당과 주주 가치를 제고함으로써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고, 주주는 주주로서의 권리와 책임을 다하는 겁니다. 미국식 자본주의라고도 하지요.
하지만 주주의 가치가 무시되는 경우가 많아요. 소액주주는 더 권리를 인정받기 어렵죠. 이런 맹점을 파고든 게 ‘행동주의 펀드’입니다. 돈을 모아서 펀드를 만들고 그 펀드가 대신 한 회사의 지분을 사들인 뒤 회사에 요구하죠. ‘우리 이익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을 하라’고요. 회사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소송을 걸고 경영권을 흔드는 등 법적인 방식을 동원하기도 해요.
주주자본주의가 득세하며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고 이 과정에서 근로자의 권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거나 환경파괴를 일으키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그 때문에 주주자본주의가 아닌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는 개념이 등장해요. 클라우드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주창했어요.기업은 주주 이익뿐 아니라 근로자 그리고 기업을 둘러싼 사회 전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론입니다. 주주뿐 아니라 근로자, 지역사회 더 나아가 국가와 세계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 활동이 결국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환경을 만든다는 입장입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자리 잡은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독일입니다.
최근 국내 모 그룹이 출산 장려금 1억 원을 직원들에게 지급한다고 해 화제가 됐어요. 기업이 저출산이라는 사회적 문제에 동참하는 거죠. 주주자본주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주주에게 배당할 수 있는 이익을 주주가 아닌 근로자에게 주는 것이라고 문제 삼을 수도 있죠. 하지만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입장에서 보면 기업을 둘러싼 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이라고 항변할 수 있어요.
겉보기에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더 따뜻하고 착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닌 방법론의 차이죠.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기업의 단기 이익을 훼손할 수 있고, 이는 중요한 경영상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밀턴 프리드먼은 “기업에게 주주 수익률 이외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만큼 자유 사회의 기초를 완전히 훼손하는 것도 드물다”며 “근본적으로 파괴적 정책”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어요. 기업 자체가 이익 추구를 위한 집단이고, 그 이익 추구 결과의 합으로 공익에 기여한다는 입장입니다. 또 기업의 사회적 힘이 더 강해지는 결과만 초래한다는 비판도 있죠.
고윤상 기자
NIE 포인트
1. 주주자본주의는 왜 생겼을까2. 주주와 이해관계자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3.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맹점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