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소프트 스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 [긱스]

AI시대. 인간에게 가장 요구되는 능력은 무엇일까요. 추가영 레몬베이스 콘텐츠 리드는 AI·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하드 스킬'뿐 아니라 팀워크·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소프트 스킬'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한경 긱스(Geeks)가 'AI 시대에 꼭 필요한 기술'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이 노동력, 일하는 방식과 업무 성격 등에 미치는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수년 안에 AI 기술의 경제적 효과는 2조1000억 달러에서 4조1000억달러로 2배 가까이 커지고, AI의 영향을 받는 노동력 역시 25%에서 44%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행한 ‘Future of Jobs 2023’은 5년안에 핵심 기술이 바뀌는 직무의 비율이 44%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기술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의 조사에 따르면, 근무 시간의 40%가 AI와의 협업 등 생성형 AI의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AI 시대에 일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기술

이렇게 일하는 현장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AI 시대’에 요구되는 기술은 무엇일까. AI·빅데이터를 활용하는 하드 스킬뿐 아니라 팀워크,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등에 필요한 소프트 스킬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링크드인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경영진의 72%가 ‘AI 기술보다 의사 소통, 유연성 등 소프트 스킬이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아니쉬 라만 링크드인 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 팟캐스트 ‘워크랩(Worklab)’에서 “대학 학위보다 소프트 스킬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터넷 시대엔 컴퓨터과학 학위나 코딩 능력이 중요했다면, AI 시대엔 적응력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하드 스킬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전문 지식 및 기술(technical skills)을, 소프트 스킬은 경력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로 지식을 활용하고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능력(human skills) 을 의미한다. 소프트 스킬은 기술의 수명이 길어, 오래가는 기술(durable skills)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AI 시대에 소프트 스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세가지 이유

AI 시대에 소프트 스킬이 요구된다는 것은 AI와의 분업, 사람 간의 협업을 효과적으로 해내기 위해서 사람은 더 ‘사람다워’져야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AI 시대’에 더욱 사람다워지기 위한 소프트 스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 이유는 바로 소프트 스킬이 AI를 통한 자동화로 대체할 수 없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AI는 기존 데이터를 학습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근사값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성과가 좋았던 광고 카피들을 분석해 세대별 맞춤형 광고 카피를 뽑는 것은 AI가 사람보다 훨씬 빠르게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카피를 쓰는 것, 이용자가 평소 듣지 않았던 음악을 추천하는 것과 같이 기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구조의 답변을 제시하는 창의력을 발휘하면 AI의 도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둘째, 직위나 직급 대신 기술 기반(skills-based), 프로젝트 중심(project-based)의 조직 구조에서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도리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직 구조에서는 위계에 따라 일방적인 지시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협업을 위한 설득의 커뮤니케이션, 공감 등의 리더십 스킬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이다.

셋째, AI의 활용으로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변화를 수용하는 태도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학습 능력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생성형 AI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샘 알트만 CEO은 “AI 기술로 변화하는 세상에 잘 적응해서 살아가는 능력이 그 어떤 특정 기술보다 중요하다”라며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강조했다.

AI 시대에 필수적인 소프트 스킬 5가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 수평적 조직에서도 통하는 의사소통 능력, AI로 인한 변화 가속에 대한 적 응력이 요구되는 조건과 환경에 부합하는 소프트 스킬로 창의적 · 비판적 사고, 감성 지능(emotional intelligence), 공감적 커뮤니케이션(empathic communication), 회복탄력성, 성장 마인드셋 (growth mindset)을 꼽을 수 있다.
*자료:미국심리학회(APA), <트렌드 코리아 2024> 등 종합
AI가 도입된 업무 환경에서 각각의 소프트 스킬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살펴보면, 먼저 창의적·비판적 사고는 AI와 인간의 분업과 견제에 꼭 필요한 능력이다. 생성형 AI의 대중화로 자연어로도 AI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 가장 중요해졌다. 또, AI가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로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한다면, 선택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이에 따라 적절한 프롬프트를 작성하여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창의력과, 그 결과물이 편견에 사로잡혀 있거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를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 등이 요구된다.

감성 지능과 공감적 커뮤니케이션은 사람 사이의 대화와 협력에 필수적이다. 대인 소통은 자동화할 수 없는 영역이다. 영업을 예로 들면, 리드 선별이나 판매 예측은 AI로 자동화, 고도화할 수 있지만 고객의 신뢰를 얻고 관계를 강화하는 방법은 사람만이 찾을 수 있다. 그래서 AI가 확산될수록 사람은 사람을 대하는 업무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예컨대 채용도 마찬가지다. 적합한 기술을 갖춘 후보자를 선별하는 업무는 AI가 더 효율적으로 해낼 수도 있겠지만 후보자와의 대화, 관계 구축은 역시 사람만이 할 수 있다.

회복탄력성과 성장 마인드셋은 변화에의 적응과 능동적인 학습을 위해 필수적이다. 성장 마인드셋은 새로운 지식에 대한 호기심, 피드백에 대한 개방성, 실패를 용인하는 태도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이러한 소프트 스킬은 관찰을 통해서 그 수준에 대한 평가와 훈련이 가능하다. 소프트 스킬이 발현되는 상황과 행동, 영향(SBI)을 피드백에 담아 전달하면 자기 성찰을 도울 수 있고, 멘토링, 코칭 등을 통해 소프트 스킬 강화를 지원할 수 있다.

추가영 | 레몬베이스 콘텐츠 리드(Content & Communications Lead)
일하는 사람들이 성과를 내고 성장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스타트업 레몬베이스에서 쌓은 지식을 콘텐츠에 담아 널리 알리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레몬베이스에 합류하기 전엔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며 창업 정책, 혁신 기업을 일군 기업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으며 넷플릭스의 ‘자유와 책임의 문화’를 담은 『파워풀』을 번역했다. 이후 혁신을 이끄는 사람과 문화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