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국가 거부·라파공격 곧 감행…비등점 치닫는 네타냐후-바이든

네타냐후 "팔 국가 인정, 테러에 보상"…"민간인 보호" 요청 불구 진격 태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가 지지하는 '2국가 해법'에 대해 16일(현지시간) 재차 거부의 뜻을 밝히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새벽(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과의 항구적인 분쟁 해결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지시를 단호히 거부한다.

그러한 합의는 전제 조건 없이 오직 당사자 사이의 직접적 협상을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일방적으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에도 이스라엘은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0월 7일 대학살 이후에 이뤄지는 그러한 인정은 전례 없는 테러리즘에 막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으로, 향후 어떠한 평화 해법도 가로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일간 마리브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미국이 2국가 해법을 밀어붙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스라엘의 동의 없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 정부 아래 통합하는 것을 목적으로 "광범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이스라엘의 시각이라고 마리브는 전했다. 2국가 해법은 독립적이고, 민주적이며, 무장을 해제한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하마스 제거라는 목표를 달성한 뒤 팔레스타인과 각각 개별 독립 주권 국가로 공존해야 한다는 2국가 해법을 지지하며, 국제사회의 동조 세력을 규합하고 있다.

최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가자지구 전쟁 이후 미국과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는 방안에 대해 연구하고 정책 옵션을 제시할 것을 주문한 것은 이런 노력 중 하나로 여겨진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루 전인 15일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를 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자지구 상황과 현지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필요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dpa는 전했다.

이날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남단 라파의 민간인들의 안전과 지원을 보장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고 실행 가능한 계획 없이는 군사작전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이집트와 맞닿은 라파는 국제사회가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지원하는 주요 관문이자 전쟁을 피해 남부로 내려온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최근 네타냐후 총리가 라파에 대한 군사작전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인명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대통령의 거듭된 민간인 보호 요청에도 불구하고 네타냐후 총리가 라파 공격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면서 네타냐후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의 관계가 비등점에 이르렀다고 짚었다. 이스라엘은 유대교 안식일인 작년 10월 7일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으로 이스라엘 민간인과 군인, 외국인 등 1천200여명이 사망하고 260여명이 인질로 끌려가자, 하마스를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가자지구를 상대로 보복 공격에 나서 4개월 넘게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