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어 日증시도 '신고가 행진'…코스피 1%대 상승

닛케이, 1989년 말 고점 가시권…전날 급등 TSMC 주가 2% 빠져
미국 증시 주요 지수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16일 일본 증시 지수가 34년 만에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며 '거품(버블) 경기' 당시인 1989년 말의 역사적 고점에 한 발 더 다가갔다. 코스피도 이날 상승 대열에 동참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날 1.21% 오른 38,157.94를 기록하며 1990년 1월 이후 약 34년 만에 38,100선을 넘어선 데 이어 이날도 0.86% 오른 38,487.24로 장을 마쳤다.

닛케이지수는 1989년 12월 29일 당시 종가 기준 고점 38,915.87 및 장중 고점 38,957.44 도달도 가시권에 두고 있으며, 이날 장 초반 38,865.06까지 올랐다가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기도 했다. 픽텟 자산운용의 마쓰모토 히로시는 "닛케이지수의 상승 속도가 놀랍다.

상상 이상"이라면서 랠리 배경에 대해 "일본이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에서 벗어나면서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적절히 올릴 수 있었고 재무 실적도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다이와증권의 아베 겐지 애널리스트는 "닛케이지수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지만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기업 거버넌스 등 기초여건(펀더멘털) 개선을 이유로 들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시장 흐름을 이어받았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13일 1월 물가 지표에 대한 우려로 하락한 뒤 이틀 연속 상승했으며,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9.11포인트(0.58%) 오른 5,029.73으로 장을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미국의 1월 소매판매가 부진하게 나오며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소비 위축으로 조기 금리인하 불씨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한국 코스피도 플러스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속에 전장 대비 34.96포인트(1.34%) 오른 2,648.76에 장을 마치며 2,650선에 근접했다.

단기 차익을 실현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를 재개하고 기관도 3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전환한 점이 지수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코스닥은 약보합(-0.19%)을 기록하며 5거래일 연속 상승을 마무리했다.

최근 코스피 대비 상대적 강세가 이어진 데 따른 부담에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됐다.

중국 본토 증시가 춘제(春節·설) 연휴로 휴장 중인 가운데 홍콩 증시에서는 한국시간 오후 3시 49분 기준 항셍지수가 2.50%,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가 2.78% 오른 채 거래되고 있다.

춘제 연휴 기간 중국 본토의 관광업이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오면서 홍콩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다음 주 중국 증시 개장을 앞두고 부양책 기대감 속에 주식 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전날 반도체업체 TSMC 주가 급등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던 대만 자취안지수는 이날 0.20% 하락 마감했다.

전날 7.89%나 오르며 신고가를 새로 썼던 TSMC 주가는 이날 2.01% 빠졌다. 호주 S&P/ASX 200지수는 0.69% 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