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델타 1년새 14배↑…초전도체 테마 과열 주의

씨씨에스, 이달에만 5배 올라
'투자경고' 지정에도 급등세
주식시장에서 ‘꿈의 물질’로 불리는 초전도체 테마가 폭등하고 있다. 관련 매출이 전무한데도 ‘묻지마 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6개월 새 주가가 10배 넘게 뛴 종목도 있다. 시장 곳곳에서 투자주의보가 울리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성델타테크 주가는 전날 장중 사상 최고가(13만4500원)를 세웠다가 이날 5.57% 내린 11만7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작년 2월 저점(8320원) 대비 14배 뛰었다. 시가총액은 이 기간 2200억원대에서 3조2100억원대로 불어났다. 작년 7월 초전도체 테마에 올라탄 이후 폭등세가 꺾이지 않으면서다. 주가는 이달에만 58% 오르는 등 올해 184% 급등했다.

범LG가(家) 구자천 회장이 설립한 신성델타테크는 세탁기, 냉장고 등에 들어가는 부품을 제조한다. 주요 매출처는 LG 계열사에 집중돼 있다. 초전도체 관련 사업은 영위하지 않는다. 자회사인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이 퀀텀에너지연구소에 5억원을 투자해 지분 9.37%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초전도체 테마에 편입돼 갑자기 코스닥 시총 9위에 올랐다.

충북 종합유선방송업체 씨씨에스는 단기 폭등 중이다. 이 회사는 작년 11월 최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상온 초전도체 개발과 관련된 권영완 고려대 교수와 김지훈 전 퀀텀에너지연구소 리서치디렉터 등이 신규 이사로 선임돼 초전도체 테마주로 편입됐다. 당시 반짝 상승하고 주가가 주춤하는 과정에서 1월 말 최대주주 지분 대부분이 반대매매로 팔리기도 했다. 최대주주 실종 상태에서 이달 들어 주가는 상한가 여섯 차례를 기록하면서 375% 급등했다. 이날도 상한가에 거래되다가 밀려 13.82% 오른 5270원에 거래를 마쳤다.초전도체 테마는 지난해 7월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상온·상압에서 초전도성을 띠는 물질 ‘LK-99’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면서 형성됐다가 잠잠해졌다. 최근 초전도체 테마에 다시 불이 붙은 것은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가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교수 등과 다음달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리는 미국물리학회 연례 회의에서 초전도체 주장 물질 ‘PCPOSOS’의 실험 결과를 발표하기로 하면서다. 이 대표는 LK-99에 황을 추가해 개발한 PCPOSOS가 초전도 특성을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전도체 테마주의 주가가 과열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거래소는 해당 종목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 신성델타테크 임직원들은 주가가 이유 없이 치솟자 일부 주식을 시장에서 매도하기도 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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